고점 찍고 하락세?...금(金) 투자 괜찮을까

상승세 꺾였지만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글로벌 경기둔화에 재차 상승 여지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각국 중앙은행 금 매입세도 금값 상승 요인으로 작용

최근 국제 금 시세는 지난 9월 연중 고점 대비 5% 넘게 하락했다. 하지만 국내외 주요 보고서들은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을 근거로 내년 금값이 상승 반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올 여름 재테크 시장을 달궜던 금(金)의 기세가 최근 들어 한풀 꺾인 모습이다. 다만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및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 등 향후 금값을 끌어올릴 만한 요인도 적지 않다. 주요 국내외 보고서들은 내년 금값이 현 상황보다는 높게 형성될 공산이 높다고 전망한다.

 

지난 6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내년 2월물 국제 금값은 온스당 1464.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연내 가장 낮았던 지난 4월 23일(1269.30달러) 대비 15.38%나 오른 수준이다.

 

다만 지난 9월 4일 1560.40달러(장중 최고치 기준 1566.20달러)까지 상승한 점과 비교해 보면 현재의 국제 금 시세는 약 6% 넘게 하락한 상태다.

 

금값의 고공행진이 멈추자 금 관련 투자상품의 수익률도 신통치 않다. 금 투자의 한 방법인 금ETF를 예로 들면 KODEX골드선물(H), KINDEX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TIGER골드선물(H) 등 주요 종목은 3개월 전에 견줘 5% 안팎의 손실이 난 상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내년 금값 전망을 두고선 대체로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장기화하는 데다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지난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합의는 내년 미 대선 이후까지 연장될 것"이라고 언급한 뒤 국제 금값은 1% 넘게 뛰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세 역시 금값 상승을 이끌 요인으로 분석된다. 국제금협회(WGC)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이 올해 10월까지 사들인 금(약 550톤)의 규모는 1970년대 초 브레튼 우즈 체제 해체 이후 가장 많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금값 전망치를 현 시세보다 10% 높은 온스당 1600달러로 내다봤다. 영국 귀금속 컨설팅업체 메탈포커스의 필립 뉴먼 이사는 내년 금값이 온스당 165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내년 경기 둔화로 미국 증시의 최고 기록은 멈추게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금거래소는 내년 금값 전망치를 온스당 1720달러로 전망했다. 한국금거래소 관계자는 "금리 완화 기조 하에선 금값이 10년 평균 이상으로도 상승할 수 있다"며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인 은(銀) 역시 저평가 매력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을 통한 재테크에 관심이 있다면 금을 기초로 한 신탁상품, 금 상장지수펀드(ETF), 금 상장지수증권(ETN) 등 간접 투자방식을 고려해볼 만하다. 금 통장의 경우 가입자가 현금을 내면 시세에 해당하는 양만큼 금을 통장에 적립해주는 통장이다. 소액(1g 이상)으로도 투자할 수 있다. 원달러 환율과 국제금시세 등의 영향을 받는다. 

 

실물 골드바를 사는 건 대표적 직접투자다. 골드바 보유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금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와 세금 등을 함께 감안해야 한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큰 흐름상 금값은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며 "일반인들로선 금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을 수도 있지만, 굴리는 돈의 여유가 있고 다른 세금의 부담이 크다면 금을 통한 재테크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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