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가입 서둘러야…내년초 인상 전망

손보사 실손보험 손해율 130%…“최소 10% 이상 오를 듯”

그래픽=권소화 기자

[세계비즈=안재성 기자] 실손의료보험료가 내년초쯤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손보험에 관심이 있는 보험소비자는 가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손해율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보험료 인상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자칫 10% 이상 크게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협회는 최근 보험연구원에 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 관련 용역을 발주했다. 이는 실손보험료 인상을 위한 준비작업으로 여겨진다. 

 

보험업계 고위관계자는 “오는 16일로 예정된 은성수 금융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도 자동차보험료와 함께 실손보험료 인상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2개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은 16일 오후 은 위원장과 회동한다. 

 

올해 6월말 기준 손해보험사들의 실손보험 위험손해율은 129.6%로 치솟았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말에는 1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사도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보험상품의 손해율이 100%를 넘어섰다는 것은 유입된 보험료보다 지출된 보험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사실상 현재 실손보험은 보험사 입장에서 팔면 팔수록 손해인 상품인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문재인케어 덕에 보험사들의 실손보험금 지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케어로 인해 소비자들이 병원을 훨씬 더 자주 찾게 되면서 실손보험금 지출도 급증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년초쯤 실손보험료 인상이 거의 확실시된다.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20% 가량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 때문에 실제로 20%나 인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소 10% 이상 뛸 확률은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보험료가 오른 다음에 가입하면 똑같은 보장을 위해 더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하므로 소비자 입장에서 그만큼 손해다. 따라서 실손보험 가입을 고려하는 소비자는 되도록 서두르는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대개 3년 갱신형이라 주기적으로 보험료가 변하지만 첫 보험료가 낮을수록 인상폭도 축소된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 외에도 실손보험 손해율 하락을 위해 계약전환 유도, 보험료 차증제 도입 등 다른 방안도 강구할 방침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보험연구원에 준 제도개선 용역에서 기존 실손보험을 신(新)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가입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안이 나올 듯 하다”고 예상했다.

 

그는 “자동차보험처럼 무청구자에게 보험료 할인폭을 확대하는 차등제 적용 등도 논의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seilen7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