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부채 쇼크'가 오고 있다"…세계은행의 경고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 부채, GDP의 170%에 이를 정도로 급증
중국· 라오스· 말레이시아· 몽골· 베트남, 부채 우려 국가로 지목

 

출처=세계은행

[세계비즈=임정빈 선임기자] "세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부채쇼크(the wave of debt)가 다가오고 있다."

 

세계은행(WB)은 8일(현지시간) 2020년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이같이 경고했다.

 

세계은행은 "지난 2010년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 부채가 지난 2018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170%에 이를 정도로 급증했다"면서 이로 인해 글로벌 부채위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그동안 부채쇼크의 역사를 지난 1970~1980년 동안의 오일쇼크로 인한 스태그플레이션 시기와 1997~2001년간의 아태 지역 금융위기, 2008~2009년간의 선진서방국가의 금융위기 등 세 가지였다고 정의하고 이번에는 네 번째 부채쇼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부채가 지난해 기준 GDP의 260%를 넘어선데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미국과의 무역분쟁 등으로 성장둔화가 발생할 경우 경제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은행은 부채가 우려되는 국가로 중국과 함께 라오스, 말레이시아, 몽골, 베트남을 지목했고 이중 라오스와 베트남은 재정적자도 우려된다고 제시했다.

 

또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는 해외 단기자본에 많이 노출된 국가라고 밝혔다.

 

인도의 경우에도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에 대한 규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금융스트레스가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신흥국 및 개도국 부채가 급증한 것은 해당국가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대거 낮춘 데다 양적완화를 포함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돈을 대거 풀었기 때문이라고 세계은행은 설명했다.

 

더욱이 신흥국가들이 차입을 통해 이룬 경제 수준에서 지출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추가 차입을 하는 등 부채 악순환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부채가 급증하는 국가의 경우 외부 충격에 취약해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이에 따라 각국이 투명한 부채관리를 위한 관행을 준수하고 강력한 금융감독 및 규제체제를 수립해 금융 위기의 가능성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세계은행은 이번 보고서를 통해 금년도 세계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6월 보고서의 전망치보다 0.2%포인트 줄어든 2.5%로 하향 조정하고 2021년과 2022년 성장률 전망치는 2.6%와 2.7%로 제시했다.

 

세계은행은 올해 주요국 경제성장률 전망에서는 미국은 작년 2.3%에서 올해 1.8%, 유럽은 1.1%에서 1.0%, 중국은 6.1%에서 5.9%로 각각 낮춰잡았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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