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사스 창궐 2003년 지표를 보니

[세계비즈=임정빈 선임기자] 글로벌 경제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은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까.

 

현재 신종 코로나로 사망자 수가 수백 명에 이르는 등 이미 그 영향은 최소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근) 피해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런 만큼 사스사태가 휩쓸었던 2003년 당시 거시지표를 자세히 짚어봐야 할 시점이 되고 있다.

 

3일 정부와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사스가 창궐했던 2003년 경제지표는 매우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경제성장률(GDP 기준)은 2.8%로 전년도 7.2%보다 무려 4.4%포인트나 격감했다.

 

다음연도인 2004년의 경제성장률은 4.6%, 2005년 4%, 2006년 5.2%, 2007년 5.1%이었다.

 

2004∼2007년간의 경제성장률의 평균치는 4.725%, 2003년의 성장률은 이 수치보다 거의 2%포인트나 낮다.

 

2003년 이전의 성장률을 보더라도 2002년은 7.0%, 2001년 3.8%, 2000년 8.5%, 1999년 9.5%이다. 이를 모두 합해 평균하면 7.2%에 달한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2003년의 2%대 성장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특히 2003년 중 1분기 경제성장률은 -0.3%로 마이너스를 기록, 사스의 직격탄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분기별 경제성장률은 2분기 0.2%, 3분기 1.5%, 4분기 2.8%로 서서히 회복됐다.

출처=한국은행

세부 항목으로는 소비지출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2003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0.7%를 기록한 후 3분기 0.4%, 4분기 0.2%로 다소 회복됐다. 전년도에 소비지출이 0.4%의 성장률을 보인 것과 큰 대조를 이룬다.

 

서비스업도 큰 타격을 입었으나 곧 회복됐다. 1분기 0.9%를 기록한 후 2분기 0.4%, 3분기 0.9%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가 덮친 금년도 우리 경제도 이와 비슷한 충격이 나타날 전망이다.

 

외부 출입까지 꺼리면서 관광은 커녕 마트출입까지 줄어들면서 소비가 격감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그동안 소비에서 커져버린 중국관광객들이 대폭 줄어들 수밖에 상황도 소비를 더 악화시킬 요인이 될 전망이다.

 

서비스업종은 최저임금으로 큰 타격을 입은데 이어 이번 사태로 인해 엎친데 덮친 형국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이다.

 

2003년의 수출을 보면 1분기 1.2%, 2분기 9.1%, 3분기 10.1%, 4분기 4.3%로 매우 견조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는 사스 사태 당시 소비와 서비스이 악화된 가운데도 경제회복을 끌어올린 동력이 된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현재 우리 수출은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1월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6.1% 줄어든 43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일평균 수출은 14개월 만에 늘어나기는 했지만 과연 이른 시일 내에 회복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이 제기되는 형국이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춘제(중국의 설) 이후 중국 상황이 계속 어려워지고 있어 중국으로의 수출이 격감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중무역전쟁과 한일 무역갈등이 진행형인 가운데 들이닥친 신종 코로나는 우리 경제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jbl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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