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시련 딛고 ‘명가’ 재건 꿈꾸는 동부건설

동부건설 사옥 사진 동부건설 제공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동부건설은 ‘건설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까. 불과 5년 전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며 부도 위기에 처했던 동부건설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등 부활의 신호탄을 쏘고 있다. 

 

이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약 1조979억원으로 2018년 대비 약 2557억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65억원으로 254억원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최근 3년새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부건설은 1969년 설립된 미륭건설이 전신으로 1989년 3월 현재 기업명으로 바꿨다. ‘센트레빌’이라는 주택 브랜드를 앞세워 주택시장 강자로 군림, 2000년대 중반까지 건설 명가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모그룹인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고 건설경기까지 침체되자 동부건설도 휘청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2014년 12월 말 만기 도래한 790억원의 금융권 대출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한 이 회사는 2016년 10월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에게 인수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키스톤PE는 동부건설이 발행한 신주 1411만7647주를 인수하기 위해 1236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동부건설은 모기업이었던 동부그룹과 완전히 계열 분리됐다. 동부그룹은 2017년 9월 김준기 전 회장이 퇴임하면서 현재의 DB그룹으로 사명을 바꿨다.

 

위기를 넘긴 동부건설은 본업에 집중해 주택사업 실적을 크게 개선했다. 센트레빌의 브랜드 가치가 법정관리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국내 주택경기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과천·반포 센트레빌(현대아파트 재건축), 서울 서초구 방배동 신성빌라 재건축 시공권 등을 확보했다. 

 

여기에 부산감만1구역, 당진수청 1지구, 남악신도시 센트레빌 등 한국토지신탁의 개발신탁사업에 참여한 게 실적 상승에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국도로공사 사업인 김포-파주 2공구, 문산-도라산 2공구 등도 수주해 공공공사 수주실적 2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3일 동부건설의 기업 신용등급을 BBB(안정적)로 신규 평가했다. BBB는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8번째 등급으로, 동부건설이 투자적격등급을 받은 것은 2014년 6월에 투기등급인 ‘BB+’로 떨어진 이후 5년 8개월 만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동부건설은 서울 수도권 내 1000세대 미만 틈새시장, 500세대 이하 도시정비사업 및 고급빌라 건설에 특화돼 있다”며 “2020년에도 약 3300세대의 주택 공급을 계획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2018년 12월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허상희 사장은 1964년생으로 원광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엠케이전자 대표이사와 니트젠앤컴퍼니 대표이사를 거쳤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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