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통사고… “문제 없는 듯해도 1개월 지켜보세요”

◆정원석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 인터뷰

[정희원 기자] 간혹 가벼운 접촉사고를 당해도 ”아프지 않아요“라며 부모를 진정시키는 성숙한 아이들이 많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당했다면 당장 의료기관을 찾아야 하는 것은 물론, 1개월 정도 아이의 상태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아이가 통증을 호소하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후유증’의 위험이 도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대다수 교통사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양상을 보인다. 성인은 증상을 쉽게 표현하지만, 아이는 이를 깨닫고, 말하기 어려워한다. 따라서 부모와 전문 의료진이 약 한 달 이상의 기간을 두고 세심하게 관찰하고 돌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정원석 경희의료원 한방재활의학과·교통사고클리닉 교수의 도움말로 어린이 교통사고 이후 대처법에 대해 알아본다.

-사고 후 병원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그런데도 아이가 통증을 호소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교통사고는 순간적인 충돌로 온 몸이 복합적으로 다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편타성 손상은 몸이 출렁이면서 다치는 상해를 말한다. 주로 목과 허리 관절이 많이 다친다. 이 과정에서 ‘어혈’이 생성될 수 있는데,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한방에서는 침, 약침, 추나요법 등을 활용해 손상 부위를 치료한다.“

 

-사고 후 아이에게 큰 문제가 없어보였는데, 악몽을 많이 꾸는 듯하다. 이는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성장기 아이는 감수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정신적 충격도 크다. 이렇다보니 민감하게 반응한다. 대표적으로 ‘야제증’을 들 수 있다. 밤중에 놀라 깨거나 악몽을 꾸는 증상이다. 한방에서는 아이의 마음을 안정시키도록 도와주는 한약을 처방해 이같은 문제를 다독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들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성장에 방해 받지 않을까.

 

“교통사고로 성장판을 다치는 경우도 있다. 손상된 성장판은 아이의 성장에 악영향을 끼친다. 또, 말초나 척추 쪽 관절 부상은 통증이 발생해 불균형한 자세를 유발한다. 이는 성장 과정에서 여러 문제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빠르게 치료하고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아이들은 침을 무서워하는데 어떻게 치료하나.

 

“아이가 무섭지 않도록 다양한 치료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티커 속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침, 전기와 온열을 이용한 뜸과 침 자극 등이 있다. 손을 이용한 치료법인 지압도 아이에게 효과적이다. 따뜻한 손으로 만져주는 것은 아이의 긴장을 완화시킨다. 정서적 안정은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경희대 한방병원 교통사고클리닉은…

경희대학교한방병원은 365일 24시간 전문 의료진이 상주하는 ‘교통사고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체계적인 한·양방 협진 시스템으로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진단한다. 필요시 MRI, CT, 입원 및 통원치료 등도 신속하게 제공한다. 자동차보험 전문 상담원도 배치돼 환자의 치료 부담을 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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