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수익 좌우, 정제마진 파헤치기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정제마진은 원유 재고평가손익과 더불어 정유회사의 수익을 좌우하는 대표적 지표다.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 최종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구매비용, 수송·운영비 등 각종 비용을 뺀 개념으로, 국제유가 등락, 석유제품 수요 및 재처리 능력 등에 영향을 받는다. 

 

 정제마진의 손익분기점(BEP)은 배럴당 4~5달러 수준이다. 7월 첫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0.5달러에 그친다. 정제마진은 지난달 셋째주 배럴당 0.1달러를 기록하며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2주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부진 지속, 공급 잉여 등의 악재가 겹친 탓이다. 자연스레 국내 정유회사들의 실적 개선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은 주로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을 지표로 삼는다. 아시아 및 중동의 석유를 사고 파는 현물시장이 아시아의 오일 허브인 싱가포르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정유사로선 싱가포르 정제마진이 실제적 정제마진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지표란 얘기다. 국제 에너지정보 제공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글로벌플래츠(S&P Global Platts)는 매일 싱가포르 소재 정유·화학회사 등을 대상으로 원유 거래가를 조사해 평균값(몹스: MOPS, Means Of Platts Singapore)을 산출한다. 한국석유공사도 해당 자료를 받아보는 고객 중 한 곳이다. 이 밖에 유럽에선 ‘ARA(암스테르담-로테르담-안트워프)’ 오일 허브, 미국에선 걸프지역 오일 허브의 현물 지표를 참고한다. 

 

 복합정제마진은 크게 단순 정제마진(Simple Margin)과 크랙마진(Crack Margin)으로 구성된다. 단순 정제마진은 원유 도입 가격과 상압증류장치(CDU)를 통해 생산된 석유제품 간 손익 차이를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마진폭이 큰 편은 아니다. 크랙마진은 CDU를 통해 뽑아낸 벙커C유 등와 같은 찌끼유와 이를 재처리해 만들어낸 휘발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 생산물 간의 가격 차이다. 일반적으로 휘발유,경유의 비중이 큰 크랙마진이 단순 정제마진에 견줘 높은 편이다.

 

 정제마진은 일반적으로는 유가 추이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하지만 원유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반드시 정제마진이 상승하는 건 아니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산유국의 감산 이슈로 원유가격이 반등하더라도 석유제품 가격 상승 또는 수요 회복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정제마진 개선은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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