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수도권 전셋값, ‘깡통전세’ 우려 확산

매물품귀 현상 탓 전세값 상승… 매매가는 주춤
집 팔아도 보증금 돌려받지 못해…대책마련 시급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전세보증금과 매매가격이 같은 ‘깡통전세’가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인근 한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최근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전셋값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에 근접하거나 같아지는 ‘깡통전세’가 늘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수도권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190.6으로 2015년 9월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지표는 전세 수요 대비 공급을 나타내는 것으로 100보다 높을수록 전세 공급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분양가상한제 등의 영향으로 신규 분양이 감소한 반면, 대출 규제 및 3기 신도시 대기수요로 전세에 눌러앉는 세입자가 늘면서 매물 품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게다가 재건축 조합원의 실거주 의무 강화로 본인 소유 집으로 들어가는 집주인이 늘어 전세가 더욱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가 높으면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 현재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57주 연속, 서울은 6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서울 집값은 최근 상승세가 주춤했다. 정부의 6·17, 7·10 대책 여파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로 일부 다주택자와 법인들이 급매물을 쏟아내면서 하방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셋값 상승세와 매매가격 보합세가 맞물리면서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서해아파트 전용면적 59㎡ 주택형은 지난 3일 2억1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이 주택형은 지난 7월 말에서 8월 초 2억~2억1000만원대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전세가가 매매가를 넘어선 셈이다.

 

용인 처인구 남사면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 3단지’ 전용 44.3㎡는 지난달 1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같은 기간 매매가는 1억8400만원으로 차이가 400만원에 불과하다.

 

깡통전세는 집을 팔아도 전셋값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전세계약시 주의해야 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해 국가가 대신 갚아준 보증(대위변제) 액수는 8월 말 기준 3015억원(1516가구)으로, 작년 한 해 총액 2836억원(1364가구)을 이미 넘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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