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귀로 듣는 '오디오북'…그 자체로 하나의 콘텐츠

제작원칙 준수…완독본·낭독자 녹음· 성우 섭외 최소
윌라, 책· 오디오북· 전문가 클래스 콘텐츠로 차별화

㈜인플루엔셜 본사 인근에 위치한 윌라 오디오북 스튜디오.

[세계비즈=글·사진 김진희 기자] “책의 감동을 리얼하게 느끼려면, 그냥 윌라를 들어.”

 

 지난 6월 ㈜인플루엔셜이 선보인 TV광고에서 배우 김혜수의 대사다. 헤드셋을 낀 채 등장해 ‘듣는 책’ 윌라를 대중에 알렸다. 책을 ‘청취한다’는 오디오북의 개념을 함축적으로 전달한 것이다. 인플루엔셜이 윌라 서비스로 오디오북 시장에서 본격적인 입지를 굳혀간 것도 그때쯤이다.

 

 역대 최장기간 베스트 셀러 <미움받을 용기>로 잘 알려진 출판사 인플루엔셜은 지난 2018년 윌라 스트리밍 서비스를 론칭, 오디오북·강의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윌라는 월정액 구독형 서비스로 가입 첫 달은 모든 콘텐츠가 무료로 제공되며, 이후부터는 오디오북, 클래스, 모든 콘텐츠 등 멤버십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오디오북이란 출간된 책을 ‘읽어주는 형태’로 바꾼 서비스다. 종이책과 전자책은 텍스트를 직접 눈으로 보고 읽어야 하지만, 오디오북의 출현으로 책의 내용을 습득할 수 있는 방법에 ‘듣기’ 옵션이 추가된 셈이다.

 

 특히 윌라의 오디오북은 ‘텍스트의 오디오화’에서 출발한다. 종이책을 읽으면 종이책의 오디오북이 되고, 출간되지 않은 콘텐츠를 읽어도 그 자체를 하나의 오디오북 콘텐츠로 본다. 윌라에서 내부적으로 오디오북 세는 단위를 ‘권’이 아닌 ‘개’로 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귀로 듣는 책’ 오디오북…‘윌라’는 어떻게 만드나

 

 오디오북은 어떤 과정을 거쳐 완성될까. 일반적으로 종이책이 출간되면 오디오북 저작권을 별도로 계약, 제작에 들어간다. 원문을 그대로 읽는 것이 기본이지만 윌라는 보다 명확히,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오디오북 에디터들이 낭독용 원고를 따로 만든다. 책의 큰 틀을 벗어나는 않는 선에서 그림·그래프 등은 텍스트로 풀어내고, 오디오로 전환하기 어려운 부분은 과감히 삭제하기도 한다.

 

윌라 오디오북 스튜디오에는 총 5개의 부스가 있다.

 윌라의 오디오북 제작에는 3가지 원칙이 존재한다. 완독본 제작, 전문 낭독자 녹음, 최소한의 성우 섭외 등이 그것이다. 우선 완독본이란 책을 요약·발췌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의 내용을 온전히 담는 것을 말한다. 

 

 인플루엔셜 윌라사업부의 이화진 오디오북기획팀 부장은 “보통 요약본·발췌본을 읽고 ‘책 한권을 읽었다’라고 하지는 않는다”며 “완독본으로 제작하는 것을 고집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문을 줄이는 과정에서 저자가 담고 싶어하는 부분이 누락되거나,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가 훼손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윌라의 오디오북은 전달력과 표현력을 높이기 위해 기계음을 사용하지 않고, 100% 전문 낭독자가 녹음해 제작된다. ‘얼마나 많은 성우를 섭외할 것인가’도 오디오북 제작사들이 고심하는 대목이다. 특히 등장인물이 많은 소설을 오디오북으로 제작할 때 이 같은 고민이 깊어진다. 윌라는 가능한 적은 수의 성우를 섭외하는 방향을 택했다. 소설 기준 남녀 성우 한 명씩을 섭외하는 게 기본이다.

 

 이 부장은 “성우의 수가 많고 적음에 따라 장단점이 있겠지만, 다수의 성우가 등장하면 산만하고, 자칫 라디오 드라마 같은 느낌을 준다”며 “대신 전문 PD의 녹음 연출, 성우의 연기, 특수 음향 효과 등을 삽입해 ‘듣는 맛’을 한층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잡아라”…오디오북 제작사간 경쟁 치열

 

 최근 출판업계에서는 오디오북이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종이책과 동시 출시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출판사·저자 입장에서는 오디오북 제작으로 홍보 루트가 하나 더 생길 뿐 아니라 오디오북 시장 소비자들을 흡수해 추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오디오북 제작·유통사에게는 보유 콘텐츠를 늘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서로 좋은 파트너를 만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윌라 오디오북 스튜디오의 녹음 부스 내부. 성우가 주어진 대본을 연기해 읽으면 PD가 디렉팅을 더한다.

 지난해 출간된 김진명 작가의 추리소설 <직지 : 아모르 마네트 1·2>는 종이책과 오디오북 마케팅의 대표적인 윈윈(win-win) 사례다. 책이 출판되기 전 출판사가 윌라에 먼저 제안해 오디오북이 출시됐다. 종이책은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오디오북도 출시와 동시에 1위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도 윌라 인기순위 톱10에 드는 스테디셀러가 됐다.

 

 또한 ‘1책 1오디오북 제작’이라는 시장의 암묵적인 룰이 있어, 오디오북 유통사들간 베스트셀러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처럼 오디오북 저작권도 대체로 한 유통사와 계약, 단독 서비스되기 때문이다.

 

 이 부장은 “유통사 입장에선 가능한 한 더 많은 콘텐츠, 특히 흥행이 보증되는 신간 베스트셀러를 누가 먼저 계약해 오디오북으로 선보이느냐가 중요해졌다”며 “윌라는 최신 베스트셀러를 완독한 오디오 콘텐츠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업-오디오북-B2B클래스…‘삼각 시너지’로 경쟁력↑ 

 

 현재 국내에는 윌라를 포함해 다수의 오디오북 플랫폼이 존재한다. 관련 업계에서는 국내 오디오북 시장을 300억원대 규모로 추산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오디오북시장에서 윌라만이 가진 경쟁력은 뭘까.

 

윌라 녹음부스. 이곳에서 성우들이 낭독본 대본을 읽는다. 장편 기준 녹음에만 5~6시간이 소요되고, 이후 2~3시간가량의 편집이 이뤄진다.

 이화진 부장은 망설임 없이 ‘클래스 콘텐츠’와의 시너지를 꼽았다. 윌라 사업부를 운영하는 인플루엔셜은 메인인 출판업과 오디오북 외에 B2B 클래스 콘텐츠도 제공한다. 경영경제·외국어·자기계발·금융·부동산 투자 등과 같은 카테고리의 강의·팟캐스트 등을 서비스하는 식이다.

 

 이 부장은 “경쟁사들이 오디오북과 종이책·전자책을 서비스하는 데 비해 윌라는 클래스 콘텐츠를 함께 제공한다”며 “특히 주 고객층인 3~40대 직장인들의 관심 분야를 책·오디오북·클래스 형태로 다양하게 확장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윌라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윌라는 매주 100편 내외의 셀럽·전문가의 지식 클립 및 클래스를 업데이트하고 있으며, 교육 전문가들이 최신 비즈니스 트렌드 및 직무교육 니즈를 반영해 추천해주는 ‘테마별 추천 시리즈’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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