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도 ‘그린뉴딜’ 사랑…친환경 사업 경쟁 치열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기조 속에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SK건설의 화성연료전지 발전소 전경.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대형 건설사들의 친환경 사업 진출 경쟁이 뜨겁다. 최근 정부가 ‘그린뉴딜’을 주요 정책 과제로 삼고 친환경·저탄소 분야에 5년간 73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가운데,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글로벌 경기불황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해외수주 감소, 주택시장 불안정도 건설사들이 친환경 사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됐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친환경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SK건설이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친환경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에너지기술부문을 신에너지사업부문으로 전환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섰다. 특히 신설된 친환경사업부문의 경우 안재현 SK건설 사장이 직접 수장을 맡으면서 친환경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실질적인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SK건설은 이달 초 국내 최대 환경플랫폼 기업인 EMC홀딩스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친환경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회사 측은 EMC홀딩스 주식을 100% 사들일 예정으로 인수 금액은 약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MC홀딩스는 전국에 수처리시설 970곳, 폐기물소각장 4곳, 매립장 1곳을 운영하고 있으며 수처리 부문에서는 국내 1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SK건설은 이번 인수를 통해 리유즈(Reuse)·리사이클링(Recycling) 관련 기술을 도입해 기술력 중심의 친환경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회사 관계자는 “디지털 기반의 친환경 제조공간인 스마트그린산단 조성, 폐열·폐촉매를 활용한 신에너지 발전, 터널·지하공간 기술력과 융합한 신개념 복합 환경처리시설 개발 등 기존 플랜트 및 인프라 현장과 접목한 신사업들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린뉴딜의 한 축인 연료전지 사업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SK건설은 최근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 발전시설(SOFC)인 화성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했다. SOFC는 액화천연가스(LNG)에서 수소를 추출해 산소와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발전 효율이 기존 연료전지보다 월등히 높고 백연이나 미세먼지 배출이 없어 친환경 에너지 시설로 각광을 받고 있다.

 

 경기도 화성에 7017㎡ 규모로 조성된 화성연료전지 발전소는 연간 16만5000MWh의 전력을 생산해 인근지역 약 4만3000 가구에 공급하게 된다. 이밖에 SK건설은 경기도 파주시에 2000㎡ 규모로 들어선 파주연료전지 발전소의 상업운전에 돌입하는 등 ‘연료전지 국산화’를 이끌고 있다.

 

 현대건설은 친환경 건설자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철강 부산물을 이용한 연약지반 처리용 지반 고화재 제조 기술’로 녹색기술 인증을 받았다. 녹색기술 인증은 에너지와 자원을 절약하고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기술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기존 시멘트 같은 고화재는 바닷물과 접촉할 경우 주변 환경에 악영향을 끼쳤다. 또 제조 과정에서 CO₂(이산화탄소)가 대량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현대건설은 철강 제조시 발생하는 부산물인 중조탈황분진 중조탈황분진을 이용해 친환경 고화재의 개발 및 실용화에 성공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인천신항 배후단지 현장에 새 고화재를 시험 적용해 우수성을 검증했으며 향후 여러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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