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컨택트와 언택트 그리고 리택트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코로나 시대를 맞아 여러 가지 신조어들이 생겨났다. 그중에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단연 ‘언택트’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사실 신조어를 가지고 지금과 같이 컨택트와 언택트로 시장을 나눈다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

 

언택트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 이전부터 사람들의 편리함을 추구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언택트 서비스를 도입하는 이유가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들을 덜어내고 그 대신 대면접촉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게 하려는 취지에서였다.

 

주로 화상을 통한 온라인교육이나 재택근무, 온라인게임 등 기술 산업을 기반으로 한 산업들을 위주로 언택트 비즈니스가 발전해 나갔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들 산업의 발전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게 되면서 급속도로 산업이 발전했다. 특히 여행 및 대면 서비스업과 같은 컨택트 비즈니스 업종에 비해 비약적인 성장을 일궜다.

 

나아가 점점 바이러스의 영향이 장기화되고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게 되면서 ‘포스트코로나 시대’로의 변화가 더욱 강하게 일어날 것이고, 그 변화도 잠시가 아니라 앞으로의 미래에 장기적으로 큰 변화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때문에 올해 내내 언택트 비즈니스 산업에 대한 기대치가 거듭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11월초부터 화이자와 모더나가 잇따라 현재 임상중인 코로나19 백신이 90%중반대의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흐름이 또 바뀌었다. 지속적으로 상승하던 언택트 기술주가 조정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과거 일상으로의 회귀가 떠오르면서 그동안 주가 회복에서 소외돼 왔던 컨택트 비즈니스 관련 주가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언젠가는 코로나의 위기를 극복하게 되었을때 외식·관광과 같은 산업의 정상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그 전에 저가에 사두려는 매수세가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이 상용화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 보상심리가 엄청나게 터져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유력하다. 특히 해외 및 국내여행, 영화, 연극, 공연 등의 수요가 대폭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언택트 서비스나 비즈니스를 도입하는 이유는 대면 접촉을 보다 편리하면서도 그 질을 한층 더 높이고자 하는 취지이다.

 

따라서 인간의 욕구와 업무의 이해가 없는 무분별한 언택트의 확산은 인간 소외와 산업의 거품만을 가져올 뿐이다. 어떤 사회에서도 필요한 만큼의 거리두기가 진정한 지혜이다. 이제 시장에서도 진정한 컨택트를 위한 언택트가 요구되는 시점이 된 것 같다.

 

향후에도 언택트 비즈니스의 전망이 밝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컨택트 비즈니스 영역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스타트업 등 새로운 산업들의 경우 언택트 비즈니스에 더욱 치중하고 있는 편인데 언택트를 보완하거나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도 꼭 필요한 컨택트 비즈니스들도 있다. 과거의 컨택트 비즈니스와는 선별적인 차원에서 스타트업 등의 접근도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결론적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낸 이후의 컨택트 시장, 즉 리택트 비즈니스는 새로운 밸류에이션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한 평가도 새롭게 이뤄져야 할 것이다.

 

투자 유행어를 무시하라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본인 기준에 합리적이지 않은 투자유행어는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투자 원칙은 변함이 없다.

 

<최영미 하나은행 영업1부PB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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