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공매도 재개, 주가 하락 우려 vs 거품 방지 효과

국내 주식시장이 숨고르기 장세에 들어간 가운데 오는 3월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조치 해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오는 3월 15일 공매도 금지조치 해제를 앞두고 찬반 논쟁이 뜨겁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주가가 폭락할 것이란 우려에 공매도 재개를 반대하고 있다. 또 불법적으로 공매도에 나서는 일부 기관·외국인투자자를 적발하기 어려운 구조를 개선하지 않고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입장이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동학개미들이 한꺼번에 주식시장을 퇴출하는 사태가 벌어질 우려가 있어 걱정스럽다”며 “불법 공매도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매도 재개를 강행하는 것은 다시 코스피를 2000대 박스권으로 돌려놓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증권가에선 주식시장의 거래를 촉진하고 주가거품 형성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공매도가 재개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역대급 유동성과 경기회복세가 시장을 지탱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매도 재개 움직임은 적절하다고 평가한다”며 “지금과 같은 상승장에서는 공매도를 재개함으로써 기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일부 몇 개의 종목에 공매도가 집중될 수 있지만 대형 우량주에 공매도가 집중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수 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과거 공매도 재개 사례를 살펴보면 주가가 급락하진 않았다. 오히려 안정적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증권 전문가들은 개인의 포트폴리오가 삼성전자, 현대차 등 우량주에 집중된 만큼 공매도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매도는 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와 개별 기업 실적이 얼마나 나오는지에 영향을 받는다”며 “공매도 시행 전에 주가가 더 오르면 조정 요인이 되겠지만 시장이 앞서 조정을 많이 받으면 공매도 재개 후 영향이 별로 없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를 재개하면 대형주보다는 현물과 선물 가격이 벌어진 중소형주가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현재 코스닥 현물이 선물 대비 5.5% 정도 고평가됐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공매도 금지가 해제될 경우 펀더멘탈 취약 업종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이익 성장이 보장된 산업은 상대적으로 안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금지 기한인 3월 15일까지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시장 조성자 제도 개선,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향상 등의 방향으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공매도란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주문을 내는 것으로,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사서 갚는 투자기법이다. 약세장이 예상되는 경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가 활용하는 방식이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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