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유치·해외진출 지원…스타트업 육성에 공들이는 은행

혁신 스타트업에 사무실 제공·직접 투자·협업 등 지원
디지털·ESG·바이오 등 주목…신규 서비스 개발 등 협업

‘KB스타터스’에 지원한 스타트업이 화상으로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B금융그룹

[세계비즈=안재성 기자] 은행권이 혁신 스타트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다.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경영컨설팅 제공은 물론 투자 유치, 해외 진출 등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 볼 때 금융 관련 스타트업 지원을 통한 서비스 개선 효과 외에 직접투자를 통한 새로운 수익 창출도 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디지털·바이오·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다양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운영…직접투자만 수천억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이 다음달 10일까지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 확산에 함께 도전할 스타트업, ‘KB스타터스’를 공개 모집한다. 

 

KB스타터스로 뽑히면, 사무공간과 함께 경영컨설팅, 투자 유치, 글로벌 진출 등 성장단계별 스케일업 프로그램 지원을 받을 수 있다. KB금융 계열사와의 협업 추진 기회도 주어진다.

 

지난해말 기준 111개의 KB스타터스 소속 기업이 KB금융으로부터 총 523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KB금융과의 업무제휴는 총 174건이다.

 

KB금융은 따로 모집 제한은 두지 않았으나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반 스타트업이 가점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015년 국내 최초의 금융권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퓨처스랩’을 출범, 지난해까지 총 195개의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해 왔다. 이 기간 직·간접적으로 투자한 금액은 총 330억원 이상이다.

 

작년 9월에는 두산그룹으로부터 730억원에 인수한 17번째 자회사 네오플럭스의 사명을 ‘신한벤처투자’로 바꾸고 새롭게 출발했다. 전업 벤처투자사인 신한벤처투자는 바이오, 헬스케어, 친환경 등 한국판 뉴딜 관련 스타트업들을 주로 지원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오는 24일까지 ‘제7차 중소기업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투자대상기업 공모’를 실시한다. 지난 2018년 6월 발전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에 은행이 직접 투자하는 제도를 신설한 우리은행은 지난해까지 총 여섯 번의 공모를 통해 55개 기업에 약 530억원을 투자했다.

 

이번 공모에서 선정된 기업에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등의 방식으로 각각 10억원 이내의 자금이 투자된다. 아울러 전문 컨설팅, 후속 투자 유치, 사업모델 제휴 등도 지원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15년 6월 설립된 ‘하나원큐 애자일 랩’을 통해 지난해까지 100여개의 스타트업을 발굴했다.

 

지난해 7월에는 한국판 뉴딜 활성화 등을 위해 서울시와 스타트업 지원 협약을 맺었다. 하나원큐 애자일 랩을 통해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 투자 유치와 성장 지원 등을 실시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스타트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인 ‘NH디지털 챌린지플러스’를 런칭, 지난해까지 총 122개의 기업을 뽑아 지원했다. NH디지털챌린지플러스는 다양한 지원과 더불어 범농협 계열사와 사업제휴 기회 등도 제공한다. 

 

◆스타트업 지원·협업 통해 ‘윈윈’ 추구

 

은행권의 스타트업 지원은 단지 지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다양한 협업을 통해 윈윈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국민은행은 핀테크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생애주기 연금자산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여러 종류의 연금을 활용해 노후를 대비하는 것은 물론, 은퇴 후 연금을 받을 때까지 수입이 단절되는 시기인 '소득 크레바스'를 겪는 고객들을 위해서 특화 상품도 개발했다.

 

우리은행은 핀테크 스타트업 핀투비와 제휴해 베트남 중소기업 매출채권 할인 서비스를 출시했다. 구매기업에서 받은 매출채권과 협력업체 정보, 매출채권 등록, 결제, 할인 약정 등 모든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했다. 핀투비가 개발한 플랫폼과 연계해 베트남 내 중소기업에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스타트업과의 협업 연수 프로그램인 ‘혁신기업 OJT’을 실시하고 있다. 하나원큐 애자일 랩에 참여한 핀다, 마인즈랩, 옴니어스, 데이터마케팅코리아, 자란다 등에 자행의 직원들을 6개월 간 파견하는 것이다. 35대 1의 높은 경쟁을 거쳐 선발된 직원들이 해당 스타트업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혁신 스타트업의 발굴·지원은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동시에 은행도 다양한 금융서비스 개선, 직원 교육 등 윈윈을 노릴 수 있다”며 “또 직접투자를 통해 후일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다양한 지원과 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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