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패닉바잉’ 가속… 서울 아파트 3채 중 1채 매수

서울의 한 공인중개업소. 연합뉴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가장 큰 손은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과 전셋값 동반 상승에 따른 ‘패닉 바잉(공황 구매)’으로 서울 아파트 3채 중 1채를 매입, 전통적인 주력 구매층인 40~50대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총 9만3784건으로, 이 중 30대가 33.5%인 3만1372건을 매입해 전 연령대를 통틀어 최다를 기록했다.

 

이는 두 번째로 많은 아파트를 매입한 40대(2만5804건)보다 21.6%(5568건) 많은 매입량이며, 3위인 50대(1만6428건)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기존에는 40대가 주택시장에서 가장 왕성한 구매를 하는 연령대로 꼽혔지만 재작년 30대에게 129건 차이로 1위를 내줬고 작년에는 5000가구 이상으로 벌어졌다.

 

부동산 업계에선 지난해부터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전세난이 심화하자 30대가 신용대출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패닉 바잉’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30대의 경우 중장년층보다 낮은 청약가점 탓에 당첨을 기대하기 어려워 주택 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에 더해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30대의 소득 수준이 높아졌고 최초 주택 구입인 경우 대출 규제가 덜한 것도 구매 증가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부모로부터 증여 등을 통해 자금 지원을 받는 ‘부모 찬스’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구별 30대 매입 비중은 성동구가 46.3%로 가장 높았고 강서구 41.2%, 중구 39.1%, 마포구 38.3%, 동대문구 38.0%, 영등포구 37.4%, 동작구 37.3% 등이 뒤를 이었다.

 

고가주택이 밀집해 40대 구매가 활발한 강남3구의 경우 이례적으로 송파구가 30대 매입 비중이 31.8%로 40대(30.5%)보다 높았다. 강남구는 전체 매입자의 36.3%가 40대였고, 서초구는 40대가 36.8%로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학군 수요가 많은 양천구도 40대 매입 비중이 35.0%로 30대(27.2%)보다 높았다.

 

전국 아파트 기준으로는 40대의 매입 비중이 27.5%로 가장 높았고 30대(24.4%), 50대(20.1%), 60대(12.3%) 등의 순이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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