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사 몸값 껑충…향후 OTT간 경쟁도 호재

스튜디오드래곤 등 주요 제작사, 연이어 사상 최고가 경신
"OTT플랫폼 간 경쟁, 드라마 제작사 판권 판매 계약 도움"

양질의 콘텐츠 제작 능력을 갖춘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이 OTT업체 간 경쟁 심화 등의 호재에 힘입어 기업 가치를 높여나가고 있다.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사랑의 불시착’(왼쪽)과 ‘방법’ 포스터. 스튜디오드래곤 홈페이지 캡처.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최근 들어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의 성장세가 매섭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집콕족’ 증가라는 사회적 흐름에 더해, 양질의 콘텐츠 제작 능력을 무기로 기업 가치를 스스로 높여나가고 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드라마 제작사로선 호재다.

 

 드라마 제작사들의 성장세는 국내 증시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스튜디오드래곤, 에이스토리, NEW 등 국내 주요 드라마 제작사들의 주가는 최근 들어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스위트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은 지난 14일 52주 신고가인 10만 4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이스토리도 지난 19일 4만 58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고, 영화 ‘반도’ 흥행에 성공한 NEW의 주가는 지난 19일 8990원까지 치솟았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30일 52주 신고가인 6980원을 터치한 후 60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국내 증시의 풍부한 유동성 때문만은 아니다. OTT플랫폼 간 치열한 콘텐츠 확보 경쟁이 드라마 제작사들의 기업가치를 키우고 있다.

 

 업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투자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플랫폼도 한국 진출을 선언한 상태다. 왓챠, 웨이브, 티빙 등 토종 OTT플랫폼도 이 시장에서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자연스레 드라마 제작사들로선 판매 계약에 유리한 구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베스트증권은 “넷플릭스를 비롯해 아마존프라임, 애플TV, 디즈니플러스 등 다양한 OTT플랫폼 간 경쟁은 국내 드라마 제작사가 판권 판매 계약에서 우위를 가져가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 향후 안정적인 외형확대와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높은 작품 완성도 또한 국내 드라마 제작사의 가치가 높아진 이유다. 스튜디오드래곤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스위트홈’은 글로벌 시청순위 3위, 미국 내 3위를 기록한 대표적 흥행작이다. 국내 제작사의 히트작은 이 뿐만 아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넷플릭스 인기 상위 드라마 100편 중 9편은 한국 드라마였다. 지난해 3분기 방영한 ‘사이코지만 괜찮아’, ‘더 킹: 영원의 군주’, ‘청춘기록’을 비롯해, 같은해 4분기에 방영한 ‘스타트업’, ‘스위트홈’이 순위권에 올랐다. ‘사랑의 불시착’, ‘비밀의 숲’은 신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100위 권에 들었다.

 

 실제로 주요 콘텐츠 소비시장인 미국에서도 한국 드라마의 작품성은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2019년 미국 내 한국 드라마 시청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콘텐츠 미국시장 소비자조사(드라마)’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35.3%는 한국 드라마의 매력으로 ‘독특한 스토리’를 꼽았다. 이어 캐스팅(20.6%), 좋은 연기력(20.2%)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미국 시장에서 3년 이상 지속적으로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대 및 인종에 걸쳐 고정적인 시청자 팬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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