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받던 '은행株'…반등 여부 주목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은행주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수혜주로 분류되며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급등세로 전환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그동안 증시 상승랠리에서 소외됐던 은행주가 금리 인상, 배당규제 완화 등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KRX은행지수의 연간 수익률은 -15.99%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28.3%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 첫 거래일인 4일부터 첫주까지 은행지수는 5% 이상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이후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대부분 은행주들은 지난 4일 보다 최근 주가가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은행주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수혜주로 분류하며 올해는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민주당이 백악관에 이어 상원과 하원까지 장악하는 ‘블루웨이브’에 성공하면서 대규모 부양책이 시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규모 부양책의 가능성은 다시 경기 개선 기대감을 높이면서 금리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은행의 이익증가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또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020년 3월 이후 처음으로 1%를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우리나라 금리와도 깊은 연관성을 지닌다.

 

국내 장단기 금리차도 확대되고 있다. 은행채를 기준으로 10년물과 2년물의 금리차가 1%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졌다. 6개월간 시계열을 보면 30bp(1bp=0.01%포인트)가량의 스프레드가 추가됐다. 미국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따라갈 수 있다면 국내 은행주들도 재평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블루웨이브로 촉발된 금리 모멘텀이 은행주 재평가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추세는 은행들의 수익성에 긍정적”이라며 “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은 예대마진을 확대할 수 있다. 그동안 수익성을 짓눌렀던 금리 하락세가 반전하면서 실적도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심리를 악화시켰던 배당금 축소 이슈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배당금 축소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데다 올해는 배당성향(배당금 총액/순이익)도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당자제 권고가 연말 은행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올해는 안정적인 이익증가가 예상되므로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 해소와 더불어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의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4곳의 작년 4분기 합산 순이익이 1조8600억원으로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3.7% 상회할 것으로 예측했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4사 합산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 증가한 2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다만 국내 은행주가 단기적인 급등을 노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은행주 투자에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은행업은 순익이 갑자기 증가하기 어려운 분야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하면 최근 코스피 상승을 이끈 개인들이 포트폴리오에 넣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안정 및 본격적인 경기 회복 이후 충당금 환입도 가능하나 해당 시기 및 규모를 예상하기에는 다소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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