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 회장 7년만의 복귀…경영권 승계 본격화 하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진=한화그룹

[세계비즈=김진희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7년 만에 경영 일선에 공식적으로 복귀하면서 앞으로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취업제한이 풀린 김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지 않고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건설 등 3개 사의 미등기 임원만 맡았다. 이를 두고 경영 일선에 전진 배치된 세 아들에 대한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지난해부터 ‘3세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 회장의 장남 김동관씨가 지난해 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부상한 한화솔루션의 대표이사로 올라섰고, 차남인 동원씨는 지난해 한화생명의 전무를 맡으며 금융계열사의 요직을 차지했다.

 

과거 한화건설에서 근무하다 2017년 폭행 사건으로 퇴직한 후 레스토랑 운영, 사모펀드 운용사 근무 등을 했던 3남 동선씨도 지난해 말 한화에너지 상무보로 복귀했다.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구도에서 가장 앞서가는 인물은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3월 한화솔루션 부사장 겸 사내이사를 맡은 데 이어 6개월 만인 작년 9월 한화솔루션 사장으로 승진,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사진=한화그룹

지난해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의 합병으로 태어난 한화솔루션은 그룹의 미래 먹거리인 태양광·수소 등 신재생 그린 에너지 사업을 총괄하는 화학·에너지 부문의 핵심 기업이다.

 

한화솔루션은 조만간 유통 계열인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을 흡수할 예정이어서 외형이 더욱 커진다.

 

김 사장은 이달 주총을 거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등기임원도 맡을 예정이다.

 

이를 두고 재계에선 화학·에너지에 이어 항공우주·방산기업 등 그룹의 핵심 미래사업이 김승연 회장이 가장 신뢰하는 장남 김동관 사장 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계는 김동관 사장이 에너지·방산 등을 맡을 경우 차남인 동선씨는 한화생명 등 금융 계열사를, 3남 동선씨는 한화에너지·토탈 계열이나 한화건설 및 호텔앤드리조트 쪽을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재계는 앞으로 김승연 회장의 복귀와 더불어 계열사 상장(IPO)과 지분 정리 등을 통해 승계 구도가 명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한화는 한화그룹 지배구조상 실질적 지주사격으로 한화솔루션,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보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건설 등 주력 계열사를 거느린다.

 

㈜한화는 현재 김승연 회장이 지분 22.65%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반면, 장남인 김동관 사장은 4.44%, 2·3남인 동원·동선씨는 각각 1.67%로 지배력이 약하다.

 

대신 이들 삼형제는 또다른 지주사 형태를 띤 에이치솔루션의 지분 100%(동관 50%, 동원·동선 각 25%)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갖고 있고, 한화에너지는 한화솔루션과 함께 한화종합화학을 지배한다.

 

증권가에 따르면 에이치솔루션은 작년부터 ㈜한화의 지분을 잇달아 매수해 ㈜한화 지분 보유율을 5.17%까지 늘렸다.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에이치솔루션이 키를 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김승연 회장이 아직 건재하고, 3남은 30대 초반으로 어린 나이인 만큼 당분간 경영수업을 통해 세 아들의 능력을 검증해가면서 서서히 승계작업을 마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purpl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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