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가속화…은행권, 고령층 서비스 확대 잰걸음

요양시설 플랫폼과 제휴…은퇴·금융 콘텐츠 제공
고령층 소비자 금융소외 막기 위한 노력 병행해야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주요 은행들이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우리 사회가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은행들도 고령층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요양시설 플랫폼 기업과 업무제휴에 나서는가 하면 은퇴 후 자산관리를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857만 4588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16.6%에 이른다. 10년 전 대비 5.4%포인트나 급증했다. 유엔(UN)은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으면 ‘고령사회’로 규정한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달 전국 요양시설 정보 플랫폼 기업인 ‘케어닥’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케어닥은 전국 요양시설 및 노인 돌봄 서비스 전문가를 중개하는 맞춤형 실버케어 플랫폼 업체로, 월 활동 간병인 수 1700여 명, 실 사용자 3만 명에 이르는 업계 1위의 플랫폼 업체다.

 

우리은행은 이번 협약으로 시니어플러스 홈페이지를 통해 전국의 2만 3800여개 요양시설 정보검색서비스를 비롯해 케어닥의 5단계 검증 및 전문교육 과정을 이수한 간병인 중개서비스를 제공한다. 양사는 금융 및 건강 관련 정보 콘텐츠 상호 교류를 통해 은퇴설계, 장기요양보험제도 이해 등 대(對)고객 교육 프로그램도 개설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케어닥과 손잡고 ▲간병비 수납 및 정산시스템 개발 ▲실버케어 시장 관련 맞춤형 금융상품 및 서비스 제공 ▲실버케어산업 관련 플랫폼 공동 개발 등에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케어닥의 플랫폼에서 간병비 입금부터 간병인에 대한 급여지급 등 정산 자동화를 위한 시스템 개발을 시작으로, 플랫폼 이용자들을 위한 치매 대비형 신탁, 시니어 보험 등 맞춤형 금융상품을 제공한다. 박지환 하나은행 CIB그룹 부행장은 “고령인구의 증가로 실버산업이 성장하면서 뉴시니어로 소비층이 변화 하는 등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하나은행은 기업형 돌봄 시대에 대비해 경쟁력 있는 기업과 다양한 협력 및 플랫폼 비즈니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적극적으로 은퇴 자산을 관리해나가는 이른바 ‘스마트 시니어’를 대상으로 은퇴설계 플랫폼을 선보이는 곳도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2일 시니어 고객 맞춤형 서비스 ‘KB골든라이프X(엑스)’를 출시했다. 자행 WM스타자문단을 통한 투자 상담 및 일대일 맞춤형 은퇴설계 등의 서비스를 비롯해 건강검진 예약 등 맞춤형 건강 솔루션을 제공한다. 신한은행도 ‘신한미래설계’를 통해 시니어 소비자들에게 은퇴 및 금융 콘텐츠를 제공한다. 신한은행 측은 금융뿐만 아니라 취미, 건강 등 소비자들의 은퇴 후 풍성한 삶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제공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대(對) 고령층 서비스가 ‘돈벌이’에만 치우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고령층 소비자들의 이용 비중이 높은 오프라인 점포는 해마다 감소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점포(지점+출장소) 수는 지난 2015년 말 7281곳에서 지난해 말 6405곳으로 880곳(12.03%)이나 급감했다. 은행들은 고정비용을 줄여  채널관리 전략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온라인 및 모바일을 활용한 금융업무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소비자들의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밖에 비대면 여수신 상품이 제공하는 금리우대 혜택에서 자칫 노령층 소비자들이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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