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이현배 주민신협 이사장 “사회적 가치 향상 매진”

"사회적 경제영역 내 신협의 역할 키워낼 것"

지난 2월 열린 주민신협 정기총회에서 이현배 이사장(사진 가운데)이 발언을 하고 있다. 주민신협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이현배 주민신협 이사장은 사회적경제조직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꿈꾸고 있다. 성남시라는 지역 사회 또는 경기도라는 광역지자체에서 사회적경제영역을 금융으로 지원하고 동반자 그룹을 만들어나가겠다는 게 그의 목표다. 주민신협이 사회적경제와의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한 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는 금융, 생산, 복지를 아우른 스페인 몬드라온 협동조합을 벤치마킹 모델로 삼고 있다. 이 이사장은 조합 자본금이 5000만 원도 채 되지 않았을 때부터 몬드라곤 모델을 주목했다고 말했다. 몬드라곤은 민간주도의 협동조합운동을 기초로 한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몬드라곤은 신규 협동조합 설립 지원은 물론 기존 협동조합의 상담과 재정 지원을 맡는데, 이는 바스크 지역의 균형 있는 경제발전을 이루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역사회의 정체성과 금융 자체를 사회적 금융으로 디자인하고 있는 밴시티도 살펴보고 있다. 밴시티는 ‘예금을 이로운 자본이 되게 하고, 이로운 곳에 쓰여지도록 하겠다’는 미션에 따라 저소득층 주택 지원,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적 주택 사업, 인디언 원주민 지역사회 및 유기농 식품 등과 관련된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에 대한 대출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 이사장은 “특히 사회적경제 기업 및 금융 소외계층을 지원하기 위한 특화 상품을 개발하는 ‘커뮤니티 개발팀’이 지역의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 간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점이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2030세대 신협 조합원 수가 정체돼 있는 점에 대해 이 이사장은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까. 주민신협은 주 1회 지역 초등학생로 파출수납을 나가 적금을 받고, 졸업 때 이를 출자금으로 전환하는 구조에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졸업 후엔 부모 동의를 받아 조합원으로 가입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며 “이들이 중학교, 고등학교 및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이를 기초로 학자금대출, 사업자금 대출 등을 받게 될 때 신협이 금리 등 다양한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젊은 조합원을 육성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이사장은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익추구에만 매몰돼 비용 절감만 중요시하다보면 결국 사람이라는 가치를 놓치게 되고, 결국 지속 가능성을 잃어버리게 돼 버린다”며 “협동조합 운동을 통해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 활성화를 추구하는 조직들과 지속가능한 지역발전을 이뤄내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를 향해선 협동조합금융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당부했다. 이 이사장은 “상호금융협동조합 금융이 사회적 경제영역과 활동 영역을 넓혀갈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나 기획재정부가 제도적 지원수준을 높여주길 바란다”며 “당국으로부터 관리감독은 철저히 받되 협동조합으로서의 자율성, 책임성을 갖고 정책을 결정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 이사장은 “향후 지역의 자조기금, 기초지자체와 지역의 사회적 경제영역의 기금으로 신협이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연구를 지속해 이를 실제 업무에도 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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