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네이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최종 승자될 듯

인수가 4.5조 제시…신세계, 이커머스 시장 2위 전망

[전경우 기자] 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이 ‘유통 라이벌’ 롯데와 맞붙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사실상 최종 승자가 될 전망이다. 

 

16일 유통업계와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15일(현지시각) 이사회 이후 이마트-네이버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확정, 본입찰 결과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에서 이마트는 네이버와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참여했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에 대해 이마트는 오후 공시를 통해 "매도자인 eBay Inc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 확정된 바 없다"며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 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후 경영 전략이나 고용 유지 등 구체적인 내용도 밝혀진 것이 아직은 없는 상태다. 

 

피인수측인 이베이코리아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하지만 유통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이마트-네이버가 인수하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마트 주가는 이날 오전 4.35%까지 올랐고, 네이버 주가도 종가 기준 1.03% 상승했다.   

 

 정확한 인수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마트-네이버는 이베이 본사가 이베이코리아 지분 20%를 남기고 나머지 80%를 인수하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는 유찰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이마트-네이버는 인수 비용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는 조건이다. 이 경우 인수가는 4조 40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이마트-네이버가 이베이코리아를 최종 인수하면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쿠팡을 누르고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확실한 최강자로 떠오르게 된다.

 G마켓과 옥션, G9 등 3개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이 12%, 네이버는 18%, 쿠팡은 13%였다. 여기에 이마트가 운영하는 SSG닷컴 점유율 3%를 더하면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 이마트-네이버의 점유율은 33%로 쿠팡에 크게 앞선다.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GMV)은 쿠팡과 맞먹는 20조원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가 이를 인수할 경우 24조원의 거래액을 달성, 네이버(28조원)에 이어 이커머스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올해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전방위적 협력 강화 방침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협력했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발표 이후 예비입찰에는 이마트와 롯데쇼핑, SK텔레콤, MBK파트너스가 참여했지만, 지난 7일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텐리와 골드만삭스가 진행한 본입찰에는 이마트와 롯데쇼핑만 참여했다. 본입찰에서 경쟁을 벌인 롯데쇼핑은 3조원보다 낮은 금액을 인수가로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해 신세계는 4조 4000억∼4조 5000억원 가량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앞두고 여러 방면으로 공을 들였다. 2019년 말부터 부동산 자산을 현금화하기 시작해 올해 초까지 약 2조원을 준비했다. 최근엔 이마트 주요 매장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금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신세계는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이명희 회장에게 이베이코리아 인수 관련 보고를 직접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보고를 받았다는 건 그만큼 이 프로젝트가 중요하다는 걸 방증한다.

 

 롯데쇼핑은 실사 결과 인수 후 시너지 효과가 기대보다 크지 않다고 봤고, 추후 추가 투자 비용 등도 고려해 이러한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kw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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