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색 짙어진 금통위…연내 기준금리 인상론 솔솔

"빠른 경기회복세 등 고려해야"
다음 금통위서 '소수의견' 여부 주목

지난달 27일 개최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사진 왼쪽에서 네 번째)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 지난달 27일 개최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A 금통위원은 “완화적인 정책기조가 지속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가 늘고 투자자들의 위험추구성향이 강화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잠재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경제주체들의 주의를 환기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발언했다.

 

#. B 금통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현재의 완화적 금융여건이 지속될 경우 단기적인 경기부양 효과보다는 중장기 시계에서 부채 증가에 의한 소비제약과 자원배분의 효율성 저하가 심화되면서 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한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를 다소 조정해 나가는 것을 고민할 시점이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한동안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갔던 한은 금통위 내부에서 매파적 색채가 점차 짙어지는 분위기가 강하게 감지된다. 지난달 금통위는 한은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금융위 내부에선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세, 가파른 가계부채 증가속도 및 금융불균형 누적 우려 등에 보다 주목하는 의견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할 거라는 분석도 점차 힘을 받고 있다.

 

관심사 중 하나는 7~8월 열릴 금통위에서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나오느냐다. 5월 금통위의 금리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지만 다음 금통위에선 이 같은 흐름에 변화가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 시기는 금통위 내 첫 소수의견이 나온 이후가 될 거라는 분석이 많다.

 

최근 이주열 한은 총재 또한 두 달 연속 금리 정상화 시그널을 시장에 던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총재는 지난 11일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며 “코로나19 전개상황, 경기회복의 강도와 지속성, 그리고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시기와 속도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분석이 많다. 메리츠증권은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소수의견이 등장할 거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11월과 내년 1분기 각각 금리인상이 단행되고 세 번째 인상은 내년 하반기 미 금리인상 논의가 시작할 무렵 추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에서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같은해 5월 기준금리를 0.5%로 인하한 후 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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