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 투자 ‘K-바이오 프로젝트’, 미래 산업 판도 바꾼다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세계비즈=김진희 기자] 바이오산업이 미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정부가 시스템반도체·미래차와 함께 바이오헬스 분야를 일명 ‘빅(Big3)’로 지정, 집중 육성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바이오헬스 분야 연구개발(R&D) 예산에만 1조7000억원을 편성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약 30% 확대된 규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바이오헬스분야 주요 기업들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2030년까지 혁신신약·의료기기 세계 시장 점유율을 3배 확대, 바이오헬스 산업 5대 수출 주력산업 육성, 바이오헬스 신규 일자리 30만명 창출 등을 목표로 한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인천 송도를 찾아 이 같은 바이오산업 육성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2023년까지 40개 바이오 기업이 10조원 이상을 새로 투자해 직접 고용으로만 9000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구체적인 투자안을 공개하며 정부 계획에 화답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 4공장에 총 1조7400억원을 투입한다. 2022년 부분생산, 2023년 전체 가동이 목표인 4공장은 단일 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기존 3공장보다 7만6000ℓ가 더 큰 25만6000ℓ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이로 인한 경제 파급효과로 약 5조7000억원 규모의 생산 유발과 2만7000명의 고용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인천 송도 바이오의약품 생산기지 구축 시작은 지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총 용량 3만ℓ를 생산할 수 있는 1공장을 착공해 이듬해 완공했다. 이후 2015년에는 15만2000ℓ 생산이 가능한 2공장을, 2017년에는 총 18만ℓ를 생산할 수 있는 3공장을 추가로 완공했다.

 

 꾸준한 투자와 함께 회사도 괄목한 만한 성장을 일궈냈다. 지난 2013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액은 4351만원, 영업이익은 -648억원에 그쳤지만, 지난해 기준 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2928억원을 기록했다. 공장증축 등으로 인해 직원수도 대폭 확대됐다. 2016년 1532명이었던 직원 수가 올해 1분기 3434명으로 뛰었다. 특히 생산직의 경우 같은 기간 669명에서 1539명으로 130%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계획한 4공장이 완공되면 글로벌 1위 CMO(위탁생산) 기업으로서의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셀트리온 2공장. 사진=셀트리온

 송도를 거점으로 파죽지세 성장을 일궈가는 또 다른 기업으로 셀트리온이 있다. 의약품 개발을 담당하는 셀트리온과 판매·유통을 담당하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케미칼의약품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셀트리온제약 등 3사를 통틀어 ‘셀트리온 3형제’로 칭한다. 현재 셀트리온은 연매출 1.8조원, 직원수 2100여명에 달하는 제약·바이오 업계 1위 기업이다.

 

 셀트리온은 기술·공정개발, 임상을 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대규모 연구센터와 다품종 생산을 위한 3공장 건립에 총 5000억원 규모로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내용이 발표된 날 서정진 전 셀트리온 회장(현 명예회장)은 “2030년까지 40조원의 투자를 해마다 단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소부장 업체들과 같이 인천에 11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2005년과 2011년 각각 5만ℓ, 9만ℓ 생산이 가능한 1·2 공장을 준공하며 생산 도약 기반을 구축했다. 특히 셀트리온은 바이오 불모지로 불리던 국내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램시마’를 비롯해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 항암제 ‘허쥬마’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성장을 거듭했다. IQVIA 기준 지난 4분기 유럽시장 점유율은 순서대로 53%, 36%, 15%에 달한다. 또한 최근에는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CT-P59)’ 개발을 위한 임상을 한창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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