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업계, ADC 신약개발 경쟁 나선다

한미약품-레고켐, 이중항체 ADC 항암신약 공동개발
셀트리온, 영국 ADC 개발사 ‘익수다’에 지분 투자

 

치료제를 개발 중인 셀트리온 연구원. 사진=셀트리온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차세대 신약 플랫폼으로 떠오른 항체·약물 접합체(ADC) 신약 개발에 본격 나서고 있다.

 

ADC는 항체(antibody)와 약물(drug)이 링커(linker)로 연결되는 의약품으로, 항체의 표적화 능력과 약물의 세포 독성을 이용한 기술이다. ADC 기술은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선별하는 항체에 항암 치료용 약물을 결합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장점이 있다.

 

특히 ADC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은 희귀의약품이나 혁신신약, 패스트 트랙으로 대부분 지정돼 상대적으로 빠른 개발이 가능한 게 특징이다.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억 달러(4조7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190억 달러(22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미약품 권세창 대표이사(왼쪽에서 두번째)와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 김용주 대표이사(오른쪽에서 세번째) 및 양사 임원들이 지난 7월 22일 공동 연구개발 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은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함께 이중항체 기반의 ADC 항암제를 공동으로 개발한다. 한미약품과 북경한미약품,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7월 북경한미가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한 차세대 ADC 공동연구 및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북경한미약품이 보유한 서로 다른 2개의 항원에 결합하는 이중항체 물질에 레고켐이 보유한 ADC 링커-톡신 플랫폼을 적용해 차세대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한미약품은 이를 기반으로 신속한 글로벌 상용화 프로세스를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ADC 기술은 단일항체를 활용했으나, 이번 협력을 통해 이중항체를 접목하는 혁신 기술로 부작용은 줄이고 항암 효능은 높인 차세대 표적항암제 개발에 나선다. 

 

북경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2개의 표적에 동시에 결합할 수 있는 차세대 항체 기술이다. 면역글로불린G와 유사한 구조여서 면역원성 및 안정성 등에서 우수하고 생산 효율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북경한미약품은 ‘펜탐바디’ 기술을 활용해 임상 단계 면역항암제를 비롯한 다양한 신약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두 회사는 이번 협약 체결 직후 후보물질 도출 연구에 본격적으로 돌입해 내년 전임상 수행을 목표로 연구를 집중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영국의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사 익수다 테라퓨틱스(이하 익수다)에 지분을 투자해 ADC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선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총 4700만 달러(약 530억원)를 투입, 영국 ADC 개발사인 익수다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투자금 절반은 이미 집행 완료했으며 나머지 투자금은 특정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만족할 경우 즉시 투자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미래에셋그룹과 함께 1500억원 규모의 ‘미래에셋셀트리온 신성장투자조합1호’를 조성, 셀트리온의 신사업 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이 같은 투자 노력의 결실 중 하나다.

 

회사 측은 “바이오시밀러 및 케미컬의약품 외 제품에서 수익이 가능한 사업모델을 찾고 있었다”면서 “셀트리온의 기존 항체 치료제와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ADC에 특화된 익수다가 가장 적합한 업체라고 판단해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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