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툴리눔톡신 치료 수요↑… ‘내성 발생’ 주의하세요

내성 고려하는 소비자 7% 불과
반복·고용량 시술 시 발현가능성↑
치료 효과 ‘뚝’…오남용 주의해야

[정희원 기자] 속칭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톡신 미용치료의 선호도는 무척 높다. 하지만 이와 관련 ‘내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의료소비자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회장 박경찬)는 최근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안전성과 내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제고를 위한 ‘내성노하우 캠페인’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최근 ‘보툴리눔 톡신 바로알기’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세한 정보를 공유했다.

 

연자로 나선 서구일 대한코스메틱피부과학회 부학회장(모델로피부과 대표원장)의 도움말로 보툴리눔톡신 내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보툴리눔톡신 제제는 미용시술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이는 본래 안검경련·뇌졸중·편두통·과민성방광 등 질환 치료 목적으로 사용됐다. 1980년대 미국에서 안검경련 치료 중 주름이 펴지는 ‘의외의 부작용’이 발견돼 현재의 미용치료까지 이르렀다. 이제는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활용한 치료와 관련 ‘보톡스학(botoxology)’으로 불러도 된다고 본다. 주름개선은 물론 사각턱 등 과도하게 발달된 근육을 축소하고, 다한증 치료에도 적용할 수 있다.”

 

-보툴리눔톡신 제제 활용이 늘어나며 내성 문제도 부각되는 것 같다. 이는 어떤 증상을 말하나.

 

“보툴리눔톡신에 대한 내성은 말 그대로 항체가 생겨 보톡스에 반응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약효를 일으키는 ‘신경 독소’를 싸고 있는 복합 단백질 등이 내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성이 생기면 원래 기대했던 효과만큼 나타나지 않거나, 아예 효과가 없게 된다.

 

보툴리눔톡신에 대한 내성은 유전적 성향을 띠는 측면이 있다. 금이 아닌 아무런 액세서리를 해도 누군가는 편안히 착용하지만, 누군가는 알레르기를 겪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주로 어떤 사람에서 내성이 발생하나.

 

“한번에 100유닛 이상 고용량의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사용하거나, 한 달 이내에 반복적으로 주사할 때다. 질환 치료시 이같은 현상에 노출되기 쉬운데 일례로 사시 교정·사경증 등 치료에 활용될 때 약 300유닛이 쓰인다. 독일의 한 논문에 따르면 주사한 사람의 약 12%에서 항체가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용치료 시 내성이 나타날 확률은 없나.

 

“아무래도 적은 용량을 적기에 사용할 경우 그렇다. 하지만 최근 미용시술 목적으로 적은 용량을 적용했을 때에도 내성이 발생했다는 논문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같은 내성 문제에 대한 의료진과 의료소비자의 인식은 어떤가.

 

“의료진 251명,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두 그룹에서 내성을 인지하는 온도차는 무척 큰 편이었다.

 

의료진에서는 내성에 대한 인지도를 묻는 질문에서 긍정 응답 비율이 90%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내성에 대해 구체적인 정보를 묻는 질문에서도 10명 중 8명 이상이 정확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소비자는 보툴리눔톡신 시술 시 단 7%만이 내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인 정보를 묻는 질문에서도 48%~75%의 소비자가 ‘잘 모르겠다’고 응답해, 실질적으로 내성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의료소비자가 내성문제를 인지해야 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동양인들은 서양인에 비해 보툴리눔톡신 치료를 접하는 시기가 10년 정도 빠르다. 실제 보툴리눔톡신 시술을 받은 의료소비자 51%가 20대에 첫 시술에 나섰다. 20~24세에 해당하는 20대 초반에 시술을 받은 비율은 전체 환자의 32%였다. 서양인들은 보통 주름치료를 위해 30대에 보툴리눔톡신 치료를 고려하지만, 동양인은 ‘사각턱’이라는 특수한 적응증으로 20대부터 시술을 접하기 마련이다. 다행인 것은 시술을 너무 자주하지 않는 것이었다. 3개월 이내에 다시 주사하는 사람의 비율은 6% 정도에 그쳤다. 대개 6개월에 한번, 즉 1년에 두 번 정도 받고 있었다.”

 

-그동안 보툴리눔톡신 내성 문제가 크게 부각되진 않았던 것 같다.

 

“의료진들은 내성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의료소비자를 대상으로 내성에 대해 상담을 진행하지 않는 비율은 10명 중 4명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내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내성을 예방하거나 이미 생성된 항체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미용치료에서의 내성 발생률은 낮게 보고되고 있지만, 어쨌든 내성이 발현할 경우 되돌릴 수 없다. 향후 치료 목적에서도 보툴리눔톡신 사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내성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우선, 내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환자가 대부분인 만큼, 의사들은 매번은 아니라도 첫 상담시 내성 발생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고지해야 한다. 이후 한달 이내에 시술을 반복적으로 받거나 필요 이상의 고용량 시술을 오남용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복합 단백질 제거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국내에는 메디톡스의 ‘코어톡스’와 멀츠의 ‘제오민’ 등을 꼽을 수 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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