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간 구급차도 ‘구급차’”… 내 가족이 탔다 생각하고 비켜주세요“

[정희원 기자] 국내 소방 당국이 관리하는 119 구급차는 총 1474대(2019년 기준)다. 119 구급차만으로는 응급환자 이송에 한계가 있는 게 현실이다.

 

이렇다보니 민간에서도 응급환자를 이송할 수 있는 사설구급차를 통해 도움이 절실한 사람들을 돕고 있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이지만, 이를 운영하는 응급구조사들은 ‘어려움도 존재한다’고 토로한다.

 

김동준 EMS보람 대표는 가장 큰 문제로 ‘수익성’을 든다. 그는 “하루에 응급환자가 얼마나 나올지 모르고 대기하는 상황에서 소모되는 비용 부담이 무척 크다”며 “응급구조사 및 구급대원들의 인건비, 차량 운용비용, 높은 자동차보험비용 등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119구급대는 1회 출동 시 약 40여만원의 예산비용이 운용된다. 하지만 민간 응급환자 이송업체는 요금 기준이 택시처럼 거리에 따라 정해진다.

 

특수구급차의 경우 10㎞이내 7만5000원으로 비용이 정해져 있다. 이후 1㎞ 당 1300원이 추가된다. 또, 시간이나 사용한 소모품등의 비용을 청구할 수 없게 되어 있어 장거리를 가게 되면 택시보다 더 저렴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정부지원금이 전무하다보니 구급차 구매 및 정비비용, 고가의 의료 장비비용, 기사 및 구급대원의 인건비 등 지출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져 운용이 힘든 측면이 있다. 환자 입장에서도 건강보험 등이 지원되지 않다보니 환자도 사설 구급차 이용 시 금액이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민간 구급차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힘겨운 요소다. 일반적으로 구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다가오면, 자연스럽게 응급상황을 예상하고 차들이 양쪽으로 자리를 비켜주는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종종 절대 길을 비켜주지 않는 차량을 마주치기 마련이다.

 

김동준 대표는 수년간 민간 응급구급차 업체를 운영하며 가장 갑갑한 순간으로 ‘사이렌을 울려도 비켜주지 않을 때’를 꼽는다. 그는 “환자를 이송하는 급박한 상황이지만, 절대 길을 내주지 않는 차량을 만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한다”며 “‘구급차 비켜주기’에 대한 인식제고를 절실히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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