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정상화 속도…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시기·인상폭은?

내년 1분기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론 솔솔
자본시장연구원 "내년 최고 기준금리 1.75% 가능성"
가계 대출 상환 확대 등 속도 조절론도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기 및 인상 폭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지난 25일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장면. 한국은행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기준금리를 1.0%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8월 이후 3개월 만에 두  차례나 올린 것이다. 한은이 여전히 현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적’이라고 보고 있는 만큼 향후 추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와 인상 폭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9일 한은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는 지난 25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에 성장·물가 오름세가 확대됐기 때문에 사실상 통화정책이 가만히 있으면 그 완화 정도는 점점 더 커진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이례적으로 낮췄던 수준을 계속 끌고 갈 만한 명분이 없다”고 발언했다. 

 

 이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이어 “기준금리가 높아지더라도 회복세를 제약할 정도는 아니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한은이 같은 날 밝힌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4.0%인데 지난 8월 전망치와 같다. 이는 추가 금리인상이 이뤄지더라도 경기 회복세에 과도한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기준금리 인상 시기 및 인상 폭에 모아진다. 우선 내년 1분기 내 기준금리가 25bp 한 차례 인상될 거라는 분석이 많다. 내년 1분기 중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1월 14일, 2월 24일 열린다.

 

 일단 이 총재는 정치적 일정이나 자신의 임기가 아닌 경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기준금리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기준금리는 그야말로 금융·경제 상황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지 정치적 일정이라든가 총재의 임기를 고려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은 내년 3월9일, 한은 총재 임기는 같은달 말까지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금융안정을 목적으로 한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한은 총재 임기 마감, 대통령 선거 등의 일정에도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면서 “내년 말 기준금리 수준은 1.25%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 인상 폭이 더 가파를 거라는 분석도 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의 잠재 성장률과 추세 물가의 중간 값을 기준으로 국내 기준금리는 1.50%까지 정상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본시장연구원은 내년 중 기본적으로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면서 하반기 경기상황에 따라 한 차례 추가 인상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봤다. 다만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의 빚 상환 부담 확대 및 민간소비 위축 가능성 등은 기준금리 속도 조절론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도 관전 포인트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높이면 한국 등 여타 국가들도 외국인 투자자 자금 유출 방지 차원 등에서 금리를 높일 유인이 커진다. 11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0.00~0.25%) 간 기준금리 차이는 0.75~1.00%포인트로 벌어졌다. 우혜영 이베스트증권 연구위원은 “내년 1분기 말에서 2분기 초에 자산매입 종료 후 연준이 3분기 기준금리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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