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약·바이오, 콧대 높은 미국·유럽 시장 뚫었다

셀트리온 ‘렉키로나’, 유럽집행위원회 정식 품목허가 획득
대웅제약 섬유증 치료제 美 FDA 희귀의약품 추가 지정
GC셀·아티바, 美 MSD에 2조원대 기술수출 ‘잭팟’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 대웅제약

[세계비즈=김민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콧대 높은 미국과 유럽 시장을 뚫으며 전세계로 훨훨 날고 있다. 선진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품목허가와 기술수출 등 잇따라 낭보를 전하며 국내 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30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규모는 11조원을 돌파했다. 올 들어 이달 17일까지 총 11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수준(10조1488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역대 최대 규모다. 올 상반기 의약품 수출액은 4조4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2600억원보다 37.7% 늘었다.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은 이어질 전망이다. 올 들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등의 허가를 획득한 국내 개발 의약품이 속속 나온데다 기술수출 사례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던 제약‧바이오업계는 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다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셀트리온 렉키로나. 사진=셀트리온

우선 셀트리온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는 유럽 시장을 뚫었다. 렉키로나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렉키로나는 지난 11일(현지시간)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로부터 ‘승인 권고’ 의견을 획득한지 하루만에 EC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한 것이다. 이로써 렉키로나는 유럽에서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한 국내 최초의 항체 신약 지위를 확보했다.

 

통상 신약 허가를 위해 CHMP가 승인 권고를 내리면 1~2개월 후에 EC의 최종 품목허가가 완료되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이례적으로 하루 만에 정식 품목허가까지 이어졌다. 렉키로나는 지난 7월과 8월 인도네시아 식약처(BPOM)와 브라질 식약위생감시국(ANVISA)으로부터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했으며 지난 9월에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세계 56개국과 렉키로나 수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 중 유럽 내 9개 국가와 렉키로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초도물량 15만바이알(총 5만명 투여분)은 연내 출하될 계획이다. 

 

대웅제약이 섬유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DWN12088’은 지난 5월 미 FDA로부터 ‘전신피부경화증’에 대해 희귀의약품으로 추가 지정됐다. DWN12088은 지난 2019년 FDA에서 특발성 폐섬유증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으며 이번에는 전신피부경화증에 대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전신피부경화증은 손끝부터 전신의 피부가 딱딱해지기 시작해 나중에는 폐·심장 등 주요 장기까지 딱딱하게 변하는 질환이다. 현재까지 전신피부경화증 치료제로 허가받은 의약품은 없다. 대웅제약은 체내 콜라겐이 과다하게 증가하면서 조직이나 장기가 딱딱해지는 것으로 보고 DWN12088을 전신피부경화증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현재까지 비임상시험을 진행해 전신피부경화증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DWN12088이 향후 전신피부경화증 치료제로 허가받으면 전신피부경화증과 이를 동반한 간질성 폐질환까지 치료할 수 있는 최초의 약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대웅제약은 위식도 역류질환치료제 ‘DWP14012(성분명: 펙수프라잔)’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올 들어 네 차례나 성공시켰다. 계약 규모는 총 1조1000억원을 상회한다. 펙수프라잔은 P-CAB(칼슘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제제다. 

 

GC셀(기존 GC녹십자랩셀)은 미국 관계사 아티바와 함께 2조원대 초대형 플랫폼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GC셀이 미국에 설립한 NK세포치료제 개발업체인 아티바는 지난 1월 29일 미국 MSD와 총 3가지의 CAR-NK세포치료제 공동개발을 위한 계약 체결했다.

 

CAR-NK 세포치료제는 면역세포의 일종인 NK 세포에 암세포에만 결합할 수 있도록 만든 CAR 단백질을 발현시켜 NK세포의 암세포 살상력을 높인 차세대 항암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혁신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국내 제약사들의 꾸준한 연구개발(R&D)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기술수출 기대감은 올해 무르익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minj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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