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장단 인사 및 조직개편…‘투톱’ 체제로 위기 돌파

왼쪽부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사진=삼성전자

[김진희 기자] 삼성전자가 사업부문 수장을 모두 바꾸는 대대적인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했다. 이로써 기존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대표이사 3인방이 모두 교체되고,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중심의 ‘투톱’ 체제가 완성됐다. 

 

 동시에 삼성전자는 소비자가전(CE)과 IT(정보기술)·모바일(IM)부문을 세트(SET)부문으로 통합하며 단일 리더십 구축을 위한 조직 개편안도 발표했다.

 

 7일 삼성전자는 회장 승진 1명, 부회장 승진 2명, 사장 승진 3명, 위촉업무 변경 3명 등 총 9명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이번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는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혔다. DS부문 수장이던 김기남 부회장, 각각 IM부문과 CE부문 수장이던 고동진·김현석 사장이 모두 물러났다. 반도체·모바일·가전 수장이 한 번에 바뀌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재계에서는 대표 3인의 유임이 유력시되기도 했으나, 이재용 부회장이 변화를 주문하면서 급격히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 귀국길에서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오게 되니 마음이 무겁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출장에서 느낀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대표이사 전원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을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에따라 김기남 부회장은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후진 미래기술 개발 및 양성에 힘쓴다. 고동진 사장과 김현석 사장의 행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날 삼성전자는 사업부문 개편도 함께 단행했다. 소비자가전(CE)과 IT(정보기술)·모바일(IM)부문을 세트(SET)부문으로 통합하면서 DS부문과 함께 2개 부문으로 탈바꿈됐다. 따라서 기존 3인 대표 체제는 한종희 전 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경계현 전 삼성전기 대표이사(사장)이 이어받아 투톱 체제로 재편됐다.

 

 신설 SET부문의 수장인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 출신이다. 2017년 11월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TV사업 15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 리더십과 경영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부회장이 이번 승진과 함께 SET사업 전체를 리딩하는 수장을 맡아 사업부간 시너지를 극대화함은 물론 전사 차원의 신사업·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SET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기남 부회장을 대신해 DS부문을 이끌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삼성전자에서 DRAM설계, Flash개발실장, Solution개발실장 등을 역임하며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주도해 왔다.

 

 특히 2020년부터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 MLCC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역대 최대실적을 견인하는 등 경영역량을 증명해 왔다는 평가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사장)은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그동안 중장기 사업전략 수립 지원,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사간 시너지 발굴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지원해왔다.

 

 이 밖에도 최경식 삼성전자 북미총괄 부사장이 삼성전자 SET부문 북미총괄 사장으로, 박용인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이 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 LSI사업부장(사장)으로, 김수목 삼성전자 법무실 송무팀장(부사장)이 삼성전자 SET부문 법무실장 사장으로 각각 임명됐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인사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극복함은 물론 미래준비에 집중하여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초일류 100년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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