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큰 손 모셔라”… 글로벌 브랜드 설맞이 신상 쏟아진다

구찌‘설날컬렉션’ 韓단독 출시
보테가베네타, 中서 이벤트 진행
발렌시아가·버버리·멀버리 등
설·호랑이 주제로 컬렉션 선봬

[정희원 기자] 전통 명절 설을 앞두고 명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특화된 호랑이·설 기념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 아시아 시장 규모가 확장되며 럭셔리 브랜드들은 동양 문화인 12간지 동물을 활용한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1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아예 한국만을 타깃으로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가 늘어나는 추세다. 

자라가 선보인 ‘해피 뉴 이어 키즈 컬렉션’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지난해부터 한국만을 위한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는 중이다.

 

구찌는 설을 맞아 한국에서만 만날 수 있는 ‘설날 캡슐 컬렉션’을 출시했다. 원, 체크, 스트라이프 등 독특하고 컬러풀한 기하학 패턴을 입은 핸드백으로 구성됐다. 이들 패턴을 브랜드의 시그니처 가방 형태에 녹여 ‘구찌 미학의 정수’를 선보인다는 것. 뱀부 클래식 탑 핸들백, 다이애나 라인의 탑 핸들백, 클러치·숄더백·토트백 등 총 8가지로 구성됐다. 

구찌 ‘설날 캡슐 컬렉션’

구찌는 지난 추석에도 ‘추석 캡슐 컬렉션’을 선보였다. 구찌 관계자에 따르면 출시 당시 반응도 뜨거웠다.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중 한국의 명절만을 겨냥해 새로운 컬렉션을 내놓은 것은 구찌가 처음이다.

 

당시 구찌는 추석 캡슐 컬렉션 론칭과 함께 한국 전통가옥을 바탕으로 새롭게 재해석한 스페셜 디스플레이도 전국에 적용했다. 한옥의 멋스러움을 살린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평창 도시명 담은 ‘평창 캡슐 컬렉션’도 내놓으며 한국 고객 모시기에 나서는 중이다.

 

구찌의 이같은 행보는 실뱅꼴라델 구찌코리아 신임 대표가 명품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한국의 젊은 고객을 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 시장 규모는 약 15조8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명품시장 규모가 커지며 럭셔리 업계가 아시아의 명절인 설날과 12간지를 활용한 마케팅에 나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프라다도 설을 맞아 ‘호랑이해의 행동’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구찌도 국내 캡슐 컬렉션 론칭과 별개로 호랑이를 다양하게 표현한 ‘타이거 컬렉션’을 내놨다.

보테가 베네타가 중국 만리장성에 설치한 디지털 스크린

보테가 베네타는 설을 기념하는 캡슐 컬렉션 론칭과 함께 중국 만리장성에 대형 디지털 화면을 설치해 눈길을 끌었다.

 

보테가 베네타는 중국 산해관에 자신들의 시그니처 색상인 초록색과 행운을 상징하는 탠저린 컬러로 덕담을 띄웠다. 보테가 베네타 측은 디지털 스크린 설치와 함께 산해관 보수·정비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발렌시아가·발렌티노·버버리·멀버리·베르사체 등 대다수 브랜드가 설 또는 호랑이를 주제로 한 컬렉션을 선보이는 중이다. 

 

베인&컴퍼니에 따르면 아시아는 명품시장의 ‘큰손’으로 꼽힌다. 설 문화를 공유하는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권 시장을 모두 합칠 경우 세계 명품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게 된다. 

 

특히 중국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베인&컴퍼니가 2021년 기준으로 추정한 결과 중국 명품시장 규모는 600억 유로였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명품시장인 미국(890억 유로)·유럽(710억 유로)에 이은 세 번째 규모로 큰 시장이다. 럭셔리 브랜드가 설 등 아시아 지역의 문화에 관심을 끊을 수 없는 이유다.

자라가 선보인 ‘해피 뉴 이어 키즈 컬렉션’

글로벌 SPA브랜드도 설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맘카페에서는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 자라의 ‘신상 생활한복’이 이슈가 됐다. 자라가 설을 앞두고 한국에서만 아동용 생활한복을 선보인 것.

 

귀여운 원피스부터 편안한 조거팬츠까지 한복을 형상화한 아이템들을 저렴하게 만날 수 있어 엄마들의 호응을 얻었다.

 

자라는 지난 11일 선보인 ‘해피 뉴 이어 키즈 컬렉션’을 론칭했다. 이는 생후 6개월부터 만 5세를 대상으로 한 생활한복이다. 현재 자라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원하는 제품의 사이즈를 쉽게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생활한복은 니트 소재와 누빔으로 따뜻하고 편하게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고, 파스텔톤 파란색과 분홍색 색상과 플라워 패턴으로 귀여움을 강조했다.

 

한복 상의인 두루마기에서 모티브를 얻어 옷고름 디테일을 강조한 아우터와 조끼, 노리개와 복주머니, 양말과 신발도 함께 선보인다. 한복 치마는 원피스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실용성을 높였다.

 

자라 측은 “활동량이 많은 아이들이 명절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만들어졌다”며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재해석한 특별한 컬렉션을 처음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했다.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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