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줄이은 대어급 IPO…LG엔솔 흥행 이어갈까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주 청약 마지막날인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신한금융투자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의 새 역사를 쓴 LG에너지솔루션의 흥행에 힘입어 올해 남아있는 공모주들의 인기가 이어질 지 주목된다. 상반기에만 기업가치 1조원을 넘는 대어들이 많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또 다른 IPO 대어로 꼽히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다음달 상장을 준비 중이다. 오는 25~26일 기관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은 다음달 3~4일 일반 청약을 거쳐 2월 15일에 상장할 예정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공모가 희망 범위는 5만7900원에서 7만5700원 사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모가격 기준 상장 후 시가총액이 약 6조~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모회사이자 건설 대장주인 현대건설의 시총(약 5조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제시한 적정 시가총액은 7조 1120억원 가량이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이후 실적 성장과 신사업 확대를 통한 점진적인 기업가치 극대화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세 번째로 IPO에 나서는 현대오일뱅크도 올 상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12년과 2018년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했지만 국제 유가 하락 등을 이유로 IPO 추진을 중단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오는 3~4월 중 증권신고서를 제출해 이르면 5월,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상장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는 8조~10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현대오일뱅크의 세 번째 IPO 도전은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경기가 회복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늘고 있고 국제유가도 상승세라 재고 자산 손실 우려가 줄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일부 사업부를 분사해 별도로 상장하는 형태가 아니라 최근 논란인 ‘쪼개기 상장’과도 거리가 멀다. 현대오일뱅크는 2010년 8월 현대중공업그룹으로 편입된 후 10년 넘게 정유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상장 후 정유사업 비중을 낮추고 친환경 사업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교보생명도 2013년 이후 세 번째로 IPO에 도전한다. 교보생명이 세 번째 IPO에 나선 것은 오는 2023년부터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자본 조달 방법을 다양화하기 위함이다. 장기적으론 금융지주사로의 전환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지난달 법원이 신창재 회장과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너티 컨소시엄(어피니티) 간 풋옵션 분쟁에서 신 회장 측 손을 들어주면서 IPO 일정도 빠르게 진행돼 1분기 내 상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FI와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IPO 완주에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에선 이번 IPO 추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해당 분쟁이 해소되야 제대로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IPO에 성공하면 FI에 지분 매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지배구조 리스크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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