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韓 경제 4.0%성장…올해 3.1% 목표 달성 가능할까

작년 4분기 1.1% 상승…민간소비 플러스 전환·수출 호조 지속
정부 올해 성장률 3.1% 전망 속 오미크론·물가·수출 등 영향 미칠 듯

한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는 모습. 뉴시스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를 딛고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4.0%를 기록한 한국 경제가 올해 정부의 목표치(3.1%)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도체 등 수출부문이 호조세를 띠고 있는 데다 민간 소비가 최근 플러스 전환한 점은 긍정적지만 오미크론 확산세, 공급망 차질 장기화 및 주요국 긴축 기조 등은 성장률을 제약할 요인으로 꼽힌다.

 

 25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1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4.0%로 집계됐다. 이는 한은의 전망치에 부합하는 결과일 뿐만 아니라 2010년(6.8%) 이후 11년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지난해 4분기 GDP성장률은 전기 대비 1.1% 성장했다. 부문별로는 지난해 3분기에 코로나19 4차 유행과 공급 병목현상 등에 따라 -0.2%를 기록했던 민간소비가 4분기 들어 1.7%로 플러스 전환했다. 건물건설·토목건설이 모두 늘면서 건설투자도 2.9% 증가했다. 수출은 반도체·석탄·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4.3%, 수입은 원유·화학제품 위주로 4.3% 각각 증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에도 한국 경제가 완만한 경제성장률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관심이 쏠린다. 정부의 올해 GDP성장률 전망치는 3.1%다. 한은,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전망치(3.0%)보다 소폭 높은 수준이다.

 

 우선 고물가가 경제 성장률을 짓누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 중반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렇게 되면 실질소득 감소가 불가피해진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한 한은의 통화정책 정상화 흐름도 경제주체들의 빚 상환 부담을 높여 소비를 제약할 공산도 있다. 공급망 차질 장기화 역시 경기회복을 짓누르는 요인이다. 주요 민간 경제연구소는 올해 한국 경제가 2%대 성장에 그칠 거라고 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내구재 및 비대면 IT 수요가 세계적으로 급증했으나, 내년에는 감소로 전환, 수출 중심인 한국경제 활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면서 올해 GDP성장률을 2.8%로 예측했다. 한국경제연구원, 산업연구원(KEIT)의 올해 GDP성장률 전망치는 2.9%다.

 

 하지만 수출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장기화에도 추가적인 민간 소비 둔화세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경제성장률이 크게 꺾이지 않을 거라는 반론도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내년 우리 경제는 글로벌 경기와 반도체 업황 등이 회복세를 유지하고, 일상 회복과 그에 따른 심리 개선, 내수진작 등 정책 지원이 성장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5일 “경제주체들이 코로나19에 적응해가는 측면이 있어서 심리 둔화폭도 줄어드는 측면이 있다”며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 등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굉장히 견실해 (올해 경제성장률도) 기조적으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 회복세 안착 및 3%대 성장 달성을 위해 경기 친화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K자형’ 회복에 대한 대응과 대외 돌발 리스크에 대한 사전 대응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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