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친환경차 전쟁… 관건은 ‘공급망 확보’

원자재 수출 통제 기조… 리튬·니켈 등 가격 급증, 제조원가↑
전기차 등 판매 위축 우려… 자동차회사 공급망 수직화로 대응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박정환 기자] 올해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의 친환경차 점유율 전쟁은 공급망 확보에서 승패가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화하는 공급망 불안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제조원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판매가 주춤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국 등 자원부국이 원자재 수출 통제에 나서면서 공급망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작년에 문제가 됐던 반도체의 경우 올해 정상화가 예상되고 있지만 리튬, 니켈 등 원자재 공급 불안은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간한 ‘산업동향 보고서 특별판’에 따르면 친환경차 산업을 선점하기 위한 주요국의 자국우선주의 정책, 해외 투자유치 정책 등으로 글로벌 자동차 가치사슬이 요동치고 원자재 수급 불안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은 리튬이차전지 음극재 재료인 흑연과 모터 소재인 희토류의 수출통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는 원광 수출을 통제함으로써 자국 내 배터리 관련 산업의 일관 공정화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의 대(對) 유럽 천연가스 공급 중단으로 에너지 수급 위기 상황에 처했다.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리튬, 알루미늄, 코발트 등은 전기차 전환에 따른 수요 확대로 지난해 가격이 2~6배가량 뛰었다. 또 중국에서 거래되는 탄산리튬 가격은 최근 톤(t)당 27만 위안을 돌파해 작년 초 4만4000위안보다 6배 이상 치솟았다.

 

니켈의 경우 한국광해광업공단의 광물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t당 1만3789달러에서, 지난해 평균 1만8333달러로 상승했고, 1월 첫째 주 현재 2만 달러를 넘어섰다.

 

문제는 이 같은 원자재 공급 부족에 따른 공급망 위기가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세계에서 친환경차 판매가 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 NEF는 지난해 310만대를 기록한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560만대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 인해 배터리 수요가 늘면서 런던금속거래소(LME)의 LME 니켈 재고는 51일 연속 감소를 기록 중이다. 중국의 니켈 재고도 4859t으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원자재값이 오르면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제조원가도 덩달아 인상되고, 이럴 경우 경제성에 고려하는 소비자들은 차 구매를 망설일 수 있다. 올해부터 줄어드는 전기차 보조금 정책도 자동차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자동차기업들은 핵심 부품의 공급량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망 수직계열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외부조달을 통해 확보했던 원자재를 직접 확보, 통제해 공급망 안정화를 꾀하는 전략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캘리포니아주 솔턴 호 일대의 리튬 채굴사업에 투자하고 있으며, 포스코케미칼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용 양극재 합작사를 설립해 북미지역에 대규모 생산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양극재 생산업체인 벨기에 유미코어와 함께 양극재 소재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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