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시장 쇼크 본격화하나②]美 매파발언 등 각종 악재에 얼어붙은 국내외 증시

지난 27일 미국의 FOMC 결과 후 뉴욕증시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가 급락하며 시장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세계비즈=주형연 기자] 글로벌 자산시장의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가 확산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긴축의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이에 국내외 증시도 자산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제롬 파월 의장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인 발언을 쏟아내자 뉴욕증시는 물론 한국 증시도 급락을 면치 못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FOMC 후 추가급락은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우크라이나 사태 등 각종 악재가 존재하는 만큼 시장 변동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관측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꽤 많다”며 오는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연준은 FOMC 정례회의 후 성명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훨씬 넘고 노동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조만간’ 연방기금 금리의 목표 범위를 높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총 4회 이상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기자회견 직전까지만 해도 강세를 보이던 뉴욕증시는 파월 의장의 매파적인 발언들과 함께 급격히 얼어붙었다. 발언 당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는 전장 대비 각각 0.38%, 0.15% 하락 마감하기도 했다.

 

 지난 27일 한국 증시에선 외국인이 1조원 이상 순매도하며 장을 끌어내렸다. 전날까지 2700대 초반으로 밀렸던 코스피는 이날 3.50% 하락해 2614.49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3.73% 내린 849.23에 거래를 마쳤다.

 

 업계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감이 이어지는 등 증시 주변에 악재 요인이 쌓여 있는 만큼 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변준호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에서 1월 깜짝 금리 인상과 같은 파격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안도할 요인이지만, 시장을 달래려는 의지도 표출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기엔 애매하다”며 ”연준이 긴축 입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부담이 있다. 긴축 위험에 공급망 해소 시점 지연, 유가 상승 등으로 반등 폭은 제한적이고 변동성은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결과를 보고 정책을 결정한다’고 해 시장은 상반기 내내 물가와 고용 발표를 기다리며 안도와 불안을 반복해야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증시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의 기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부분은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실물경제의 견조한 회복세를 언급한 부분은 다행스럽다”며 “실물경제가 견조해 인플레이션 통제에 적극적일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기업실적 둔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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