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성장률 전망치 줄하향…‘3%대 성장’ 기대난

주요 기관 및 경제연구소, 2%대 중반으로 성장률 전망 낮춰
우크라사태 장기화 속 고물가.고금리 등 경기 위협 요인 산적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韓수출 둔화, 민간소비도 위축 예상 커져

인천 신항 한진컨테이너터미널. 뉴시스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글로벌 긴축 기조 등에 따라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질 거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물가·금리·환율이 일제히 오르는 ‘삼중고’ 속에서 올해 3%대 성장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7일 경제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16일 ‘2022년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2%에서 2.6%로 0.6%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금융연구원은 올 하반기 글로벌 성장세 둔화 및 금리 상승·고물가 지속 등에 따라 경제 성장세가 전반적으로 꺾일 거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연구원도 지난 8일 내놓은 ‘2022년 1분기 경제 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낮춰잡았다. 이는 지난해 말(2.9%) 대비 0.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한경연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데다 국내에선 정책적 지원 여력마저 소진돼 성장률 하향 전망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지난달 17일 ‘2022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2.8%)에 비해 0.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올해 초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으로 제시했던 메리츠증권은 최근 이를 2.6%까지 수정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수요 둔화에 따라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연말까지 둔화 추세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나라 밖에서 보는 올해 한국 경제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종전 3%에서 2.5%로 낮춰잡았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 및 무디스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오는 26일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 발표를 앞둔 한국은행도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3.0%으로 제시했는데 이를 여타 주요 기관들처럼 2% 중후반대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경제는 올해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0.7%를 기록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가 좀처럼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중국 등 경기 둔화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수출 호조세가 꾸준히 이어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내수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소비 성장세도 지난해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급격한 물가인상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금리정상화에 따른 가계의 빚 상환 부담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각종 방역조치가 완화된 점은 민간소비 회복세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 경제가 견조한 수준의 성장률을 이어가기 위해선 글로벌 공급망 차질 현상에 기민한 대응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에 따른 주요국의 경기회복세 둔화로 교역조건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엔 수출증가세가 더욱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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