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제 전방위 동맹 구축...재계 美 투자 확대

반도체·배터리 등 공급망 강화.. AI·바이오 부문 협력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시찰하고 있다. 뉴시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기존 안보동맹을 ‘경제안보’, ‘기술동맹’으로 확대 발전시키기로 합의함에 따라 반도체 등 공급망과 AI(인공지능)·양자기술·바이오기술첨단 분야에서의 양국 간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정치권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미정상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을 열고 경제와 안보가 융합되는 시대를 맞아 양국의 경제안보와 기술동맹을 실질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동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양국 대통령실 간 소통 협력 채널로 ‘NSC 경제안보대화’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한국의 첨단제조 능력과 미국의 기술 역량을 결합해 공급망 위기에 대처하고 시너지를 발휘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기업 간 투자·협력도 지원키로 합의했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국 주도 공급망 장관회의에 참여해 상호 공급망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고 양국의 ‘조기경보시스템’ 연계를 통한 정보 공유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반도체·배터리·핵심광물·에너지 등의 공급망 회복력과 다양성 강화를 위해 기존의 국장급 산업협력대화를 ‘한미 공급망·산업 대화’로 격상하고, 장관급·차관급 회의를 각각 연 1회 개최하기로 했다.

 

양국의 기술적 우위 초격차 확대를 위한 발판도 마련한다. AI, 양자기술, 바이오기술을 포함한 핵심·신흥기술을 보호 및 진흥하기 위한 민관 협력을 강화하고 전문인력 교류도 확대할 계획이다.

 

미국이 주도해 곧 출범 예정인 신(新) 경제통상 협력체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참여한다는 방침도 확정했다. IPEF는 핵심 품목의 공급망 안정화, 디지털 경제, 청정에너지·탈탄소 등의 의제를 다루게 된다. 우리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합류해 후속 논의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한미 양국 정상이 원전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하면서 탈원전 정책 폐기와 원전 사업 확대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은 소형모듈원전(SMR) 개발과 판매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SMR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냉각재펌프 등 주요 기기를 일체화한 규모 300MW 이하의 소규모 원전으로 비용과 안전성 측면에서 차세대 원전으로 꼽힌다. 양국은 미국 주도의 제3국 SMR 역량 강화 프로그램 참여 등을 통해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하고 기업 간 협력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윤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주최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환영만찬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SK그룹 회장인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GS 명예회장인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CJ그룹 회장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재계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재계는 양국 정상회담에 맞춰 투자 보따리도 풀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1일 미국 조지아주에 6조3000억원을 들여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공장은 1183만㎡ 부지에 연간 생산능력 30만대 규모로 지어지며 2025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내년에 착공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2일 서울에서 정의선 회장과 만나 전기차 공장 신설에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출국했다.

 

또 삼성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조만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공장에는 미국 퀄컴 등 주요 기업들의 반도체 장비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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