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간 통화스와프 논의 속도 낼까

정상회담서 외환시장 안정화 논의
외환시장 심리적 안정 제고 기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 왼쪽)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1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통화스와프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중후반에서 고공행진하고 있는데 한미 간 통화스와프 체결이 성사된다면 환율 시장의 안정감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한·미 중앙은행이 한·미 통화스와프 논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왕윤종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은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나온 ‘외환시정 안정화’ 문구에 대해 “통화스와프의 주체는 양국 중앙은행이기 때문에 중앙은행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양국 정부는 통화스와프 이상으로 외환시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필요한 협력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동선언문에서 “질서있고 잘 작동하는 외환시장을 포함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금융 안정성을 증진하기 위해 양 정상이 외환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 나갈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통화스와프는 금융 위기와 같은 유사 시 거시경제 충격을 상당히 완화하는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에서 금융 안전망의 하나로서 기능을 한다. 스와프를 제공하는 중앙은행이 외국 중앙은행 및 외국의 은행에 자기의 통화를 공급하는 최종 대부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중앙은행 간 최고 수준의 금융 협력으로도 일컬어진다. 통화스와프는 금융시장 안정 도모뿐만 아니라 원화의 국제화 및 중앙은행 간 협력 증진 차원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앞서 한은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인 지난 2020년 3월19일 미 연준과 600억 달러 한도의 통화스와프를 발표한 바 있다. 한은은 같은달 31일부터 총 6차에 걸쳐 198억7200만 달러를 공급했고, 외환부문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자 같은 해 7월30일자로 통화스와프 자금을 전액 상환했다. 양국 중앙은행은 이후 3차례 통화스왑계약을 연장했고 계약만기일인 지난해 12월 31일 계약을 종료했다.

 

 한은은 당시 계약 종료의 배경에 대해 “통화스와프 체결 이후 국내외 금융·경제 상황이 위기에서 벗어나 안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한은은 외환보유액 확충, 국내은행의 양호한 외화유동성 상황, CDS프리미엄 및 외화 차입가산금리의 안정적 관리 등의 측면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종료가 국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한국과 미국 간 통화스와프 체결이 재차 이뤄진다면 외환시장 변동성을 해소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거라는 의견이 나온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쇼크 당시 한국과 미국이 통화스와프를 체결했는데 체결과 동시에 1300원에 육박했던 환율이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통화스와프 체결 자체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할 거라는 견해도 있다. 최근 강달러 현상으로 원화 약세가 지속하고 있지만 국내 상황이 위기에 준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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