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3사,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목표 달성 가능할까

출범 취지와 달리 중저신용자 대출 외면 지적에
CSS 개선·이자 일부 면제 등 통해 대출 확대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목표치 달성 가능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올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취급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터넷은행 3사는 출범 취지와 달리 그간 중저신용자 대상 금융지원에 소극적이었다는 비판을 의식해 올해 목표치를 대폭 상향한 바 있다. 통상 중저신용자 대출은 KCB기준 신용평점 하위50%(820점 이하) 차주에 대한 대출을 일컫는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전체의 22.2%로 집계됐다. 전년 말(17.0%) 대비 5.2%포인트 증가한 수준이다. 매달 중저신용대출 비중을 약 1% 포인씩 높여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말 목표치(25%) 달성은 어렵지 않다는 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케이뱅크의 지난 6월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24%로 나타났다. 전년 말보다 7.4%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목표치(25%)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지난해 말 23.9%였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지난 6월28일 기준 36%까지 늘었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토스뱅크는 그 동안 평가가 어려워 제대로 된 권리를 누릴 수 없었던 중저신용고객을 위해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인 ‘TSS(토스 스코어링 시스템)’를 적용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중저신용고객 4명 중 1명에게 고신용자로 재평가되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자평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대비 업력이 짧아 전체 신용대출 잔액이 낮은 만큼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려가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당국에 제출했던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다. 특별법까지 만들어가며 인터넷은행 설립을 허용한 건 디지털 혁신을 통해 중저신용자에게 금융 공급을 늘리라는 취지였는데, 인터넷은행들이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취급하며 안전한 수익 추구에만 몰두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는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 계획을 이행하지 않는 인터넷은행에 대해 향후 여타 금융업 진출 인허가 신청 시 질적 판단요소에 반영하겠다고 경고장을 날리기도 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기 위한 활동도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6월부터 새로운 신용평가모형(CSS)을 적용해 금리단층 해소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엔 중저신용 차주를 대상으로 첫 달 이자 지원 이벤트도 펼쳤다. 케이뱅크는 지난 2월 도입한 중저신용, 씬파일러 각각의 고객군별 특성을 반영한 특화 CSS를 새로 구축해 적용했다. 이를 통해 중저신용 고객의 대출 승인율과 대출 한도를 높이고 실행 금리를 낮췄다.

 

 올해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각각 25%, 토스뱅크는 42%다. 카카오뱅크는 이 비중을 내년 말까지 30%,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각각 32%, 44%까지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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