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 극복 생존전략 <下> ] 4대 금융, 적극적 포트폴리오 확대로 경쟁력 극대화

은행 중심 사업구조 탈피…비은행 기여도 높여
해외 지분 투자 통한 글로벌 영토 확장도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4대 금융그룹들이 적극적 포트폴리오 다변화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국내 4대 금융그룹들이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를 통합해 시너지를 키우고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이러한 전략은 복합위기 속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 및 국내 중심의 제한된 사업 구조로는 성장의 한계를 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KB생명보험과 푸르덴셜생명 간 통합을 추진 중이다. KB금융 측은 경쟁력 있는 양사의 판매 채널이 결합돼 고객과의 접점이 더욱 확대되고, 더 많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상품과 프리미엄 종합금융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통합생명보험사는 아웃바운드 상담뿐만 아니라 상속·노후 설계 및 가업승계 자문 등 고객 맞춤형 종합자산관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향후 생보 및 손보를 넘나드는 보험 계열사 간 교차판매를 활성화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앞서 KB금융은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지난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에 이어, 지난 2020년 8월 푸르덴셜생명 최종 인수에 연이어 성공했는데,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게 그룹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금융그룹은 올 상반기 아시아자산신탁(현 신한자산신탁) 완전자회사 편입 및 카디프손해보험(현 신한EZ손해보험) 자회사 편입 등을 통해 그룹의 포트폴리오의 완성도를 높여가나고 있다. 특히 신한금융은 신한EZ손해보험의 미니보험을 통해 다수의 고객층을 확보한 후 장기보험 상품 판매량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ING생명(현 신한라이프) 인수가 그룹 경쟁력 강화의 디딤돌 역할을 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 2018년엔 신한금융이 리딩뱅크 경쟁자인 KB금융을 앞선 바 있다. 뒤이어 지난 2020년 9월엔 네오플럭스(현 신한벤처투자)를 자회사로, 이듬해 1월엔 신한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며 비은행부문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그룹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전략은 국내에만 국한되진 않는다. 하나금융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지난 2019년 7월 한화 약 1조 444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자산규모 1위 은행 BIDV(베트남투자개발은행) 지분 15%를 사들였다. 국내은행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전략적 지분투자다. 하나은행은 인수 이듬해인 2020년 베트남 ‘BIDV 제휴 법인카드’ 발급 서비스를 개시하고 현지 ‘다이렉트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베트남 영업망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BIDV로부터 인수 이듬해인 2020년 228억원의 배당금을 수령했고 지난해에도 63억원을 배당받았다. 하나금융의 증권계열사인 하나증권은 지난 3월  BIDV 자회사인 BSC증권 지분 35%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향후 투자정보 제공, IB 연계 비즈니스 창출에 나서기로 했다.

 

 이 밖에 하나금융은 완전 자회사 하나카드를 통해 SK텔레콤 및 SK스퀘어 지분을 각각 약 0.6%, 0.5%씩 취득하기도 했다. 이종업종과의 제휴를 통해 디지털 혁신, 인프라 공동 활용,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특화 서비스 출시 등 다양한 사업 모델을 발굴하겠다는 구상이다.

 

 우리금융그룹은 민영화 후 비은행 계열사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주 전환 초기인 지난 2019년엔 동양자산운용(현 우리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현 우리글로벌자산운용), 국제자산신탁(현 우리자산신탁)을 인수하고, 이듬해엔 아주캐피탈(현 우리금융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을 각각 우리금융의 자회사와 손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다만 증권사 인수는 현재 확정된 게 없다. 과거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매각했던 우리금융으로선 증권사 인수를 통해 포트폴리오의 완결도를 높이는 게 숙제다. 우리금융 측은 시장에 적절한 매물이 등장한다면 적극적으로 증권사 인수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분 20%를 보유한 롯데카드를 최종 인수할지도 아직은 불분명하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을 통해 롯데카드 인수를 위한 우선검토권을 보유하고 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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