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스타트업 투자 빙하기의 생존 전략

김형석 팀윙크 대표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확산 및 금리인상에 따른 벤처캐피탈(VC)의 조달 금리 상승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VC는 투자사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소비 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자금 투입이 필요한 많은 스타트업의 성장세도 꺾였다.

 

 투자시장이 위축되면서 글로벌 유니콘 기업들의 감원 소식도 이젠 더 이상 새롭지 않다. 스타트업 정리해고 추적기 레이오프 트래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타트업의 감축인원은 3만 6811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3배 이상 폭증했다. 금리인상의 나비효과가 스타트업엔 강한 태풍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시장은 어떨까? 시리즈B를 넘어 대규모 성장을 위한 추가 자금을 조달하고 있던 유망 기업들이 기업 가치를 낮추고 있다. 국내 최대 핀테크 업체인 토스는 지난달 기업가치를 8조5000억원으로 하향해 당초 목표 금액 대비 절반 수준인 5300억으로 시리즈G를 마감했다. 추가로 필요한 자금 약 3000억원은 차입금으로 충당한 듯하다. 모빌리티 1등 스타트업 쏘카도 최근 목표 대비 20%가량 낮은 공모가로 IPO를 추진 중이고, 컬리도 기업공개(IPO)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시리즈C 규모의 회사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빠른 성장을 해오던 한 명품 커머스 스타트업은 기업가치를 8000억원에서 6000억원 대로 낮춰서 시리즈C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시리즈B 전후의 기업 중 폐업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스타트업의 거품이 꺼지고 있다는 시장 인식이 지배적이다.

 

 혹독한 스타트업 투자 빙하기에 살아남는 기업이 되려면 어떠한 생존전략이 있어야 할까. 우선 기존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은 사업 유지를 위해 성장보다 생존에 집중해야 한다. 불필요한 낭비를 줄이고 내실있는 사업모델이 안착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야 한다. 기존엔 고객을 모집하는 게 목표였다면, 이제는 수익모델을 점검하고 고객 경험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익을 성장 시키는 전략 실행이 필수다. ‘PMF(Product Market Fit)’ 검증과 안정적 수익모델이 다음 투자의 핵심이다.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이라면 수익형 사업모델이나 기술기반 사업모델로 사업을 전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투자 시장이 얼어 붙어도 헬스케어, AI, 바이오 등 기술기반 스타트업은 훌륭한 가치로 투자를 받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큰 기회일 수 있다.

 

 상대적으로 자금조달이 용이하고 상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기업벤처투자사(CVC: 기존 기업집단 안에 설립한 투자회사)나 TIPS 등 투자 프로그램에 지원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다.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통해 새로운 투자 때까지 제품 기반으로 경영 내실을 다지고 위기에 좋은 팀을 구성해야 한다.

 

 최근 급등한 개발자의 몸값에 회사 운영이 휘청이지 않으려면 인재 밀도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노동법으로 구조조정이 어려운 만큼 채용 단계에서부터 회사의 문화에 맞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어려운 항해를 하는 선장에게 선원들의 팀워크와 문제 해결력은 큰 힘이 되기 때문이다. 투명한 소통을 통해 구성원들이 회사의 사정을 알고 함께 ‘보릿고개’를 이겨내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도 필수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방법에 정답은 없다. 강한자가 살아 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 남은 자가 강한자라는 말이 스타트업 시장에도 적용된다. 도전정신으로 스타트업 시장에 들어온 청년들이 투자 빙하기라는 어려움을 거침없이 돌파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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