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지난 10월 경상수지가 9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간신히 두 달 연속 흑자를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전년 동월 대비 흑자 폭은 71억3000만달러나 급감했다. 배당수입 증가 등으로 흑자를 냈지만 상품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등 여전히 수출입 여건은 밝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은행이 9일 내놓은 ‘2022년 10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10월 경상수지는 8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수입 증가 등으로 흑자규모가 전년 동월 12억5000만달러에서 22억6000만달러로 증가했다. 해외현지법인으로부터의 배당수입 증가 등에 기인한 결과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하지만 상품수지는 같은 기간 61억달러 흑자에서 14억8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1년 새 75억8000만달러 급감했다. 올 1∼10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31억2000만달러다. 서비스수지 흑자규모도 운송수지 흑자 폭 축소 등으로 전년 동월 6억4000만달러에서 지난 10월 5000억달러로 축소됐다.
통관기준 10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7% 감소한 524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 두 달째 감소세다. 품목별로 보면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반도체와 화공품이 각각 16.4%, 13.4% 줄어든 게 수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수입은 9.9% 증가한 591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며 2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각각 9.9%, 10.9%, 7.9% 증가했다. 에너지류를 빼면 전년 동월 대비 증가률은 3.1%였다.
지난 10월 금융계정은 25억3000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27억5000만달러,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8억1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15억6000만달러 줄어든 반면, 외국인의 국내투자는 35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한은은 해외주식투자는 주요국 주가 반등에 따른 차익실현 등으로 감소했고, 채권투자는 기타금융기관(펀드 등)을 중심으로 감소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파생금융상품은 20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정부는 경상수지의 높은 변동성에 대응해 수출구조 다변화 등 정책적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제13차 비상경제차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10월 무역수지 적자(67억달러)가 전월(38억달러)보다 확대되면서 10월 경상수지의 적자 전환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경상수지 구조가 선진화되면서 소득수지 개선이 상품수지 악화를 완충하면서 소폭이지만 2개월 연속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방 차관은 이어 “향후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입 감소가 기대되는 반면, 글로벌 경기둔화, 국내 물류차질 등 수출 불안요인도 상당해 당분간 월별로 경상수지의 높은 변동성이 예상된다”며 “정부는 수출구조 다변화, 에너지 절약 노력 지속 및 해외투자 수익의 원활한 국내 환류 지원 등의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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