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풀리는 특례보금자리론…가계대출 내 고정금리 비중 높일까

지난달 기준 은행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 23.6% 불과
당국, 금리 변동 리스크 경감 위해 고정금리 비중 확대 기대

서울 시내 아파트단지 전경. 뉴시스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연 4% 초중반대 금리로 1년 간 한시적으로 판매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이 20% 초반대에 불과한 은행 가계대출 내 고정금리 비중을 끌어올릴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약 40조원 규모로 공급되는 고정금리 정책모기지인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해 가계대출의 질적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3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예금은행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23.6%다. 이 비중은 지난해 8월과 9월 21.5%로 단기 저점을 찍은 후 10월 22.1%, 11월 23.2%, 12월 23.6%를 기록하며 석 달 연속 반등세다. 은행 가계대출 내 고정금리 비중은 2020년 4월 34.3%로 단기 고점을 찍은 후 하향세를 그리다 2021년 3월엔 29.5%로 하락하며 30%대가 무너졌다.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해 8월엔 21.5%%까지 낮아졌다.

 

 대출금리 상승세가 어느 정도 정점에 다다랐다는 판단이 차주들로 하여금 고정금리 대출을 꺼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지난해 10월 연 4.82%를 찍은 후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이며 같은해 12월엔 연 4.63%까지 하락했다.

 

 고정금리 정책모기지인 우대형 안심전환대출의 흥행이 저조한 점도 고정금리 비중이 크게 늘지 못한 이유다. 안심전환대출 취급액은 목표액인 25조원의 약 37.9% 수준인 9조5000억원에 그쳤다. 앞서 한은은 안심전환대출 공급 규모 전액이 은행 부문에서 대환될 경우, 은행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의 비중이 2.4%포인트 정도 높아질 거라고 관측했지만 안심전환대출 취급액은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특례보금자리론 취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은행 가계대출 가운데 고정금리 비중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공급 규모 39조6000억원이 모두 대환될 경우 은행 가계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은 3~4%포인트가량 높아질 거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4대 시중은행 주담대 평균금리 역시 연 4%대로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만큼 특례보금자리론의 흥행을 장담할 수만은 없다는 반론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특례보금자리론에 대해 “금리상승기 서민·실수요자의 내집마련을 돕고 대출금리 변동위험 경감 등 가계부채 질적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고정금리 정책모기지 역할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시중 변동금리 주담대 대비 평균 약 0.4~0.9%포인트의 낮은 금리의 대출을 최장 50년간 고정금리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주금공 홈페이지와 스마트주택금융 앱을 통해 특례보금자리론 접수가 시작됐다. 주택가격 기준은 9억원, 대출한도는 5억원까지다. 별도의 소득제한은 없다. 금리는 소득제한 없는 일반형의 경우 연 4.25(10년)~4.55% (50년)가 적용되며, 주택가격 6억원·소득 1억원 이하인 우대형의 경우 0.1%포인트 낮은 연 4.15~4.45%로 이용할 수 있다. 사회적 배려층·저소득청년·신혼가구 등에 적용되는 우대금리를 고려하면 금리는 연 3.25∼3.55%까지 낮아진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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