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퇴조…달러인덱스 100선 밑돌까

달러인덱스 4개월 새 10%가량 급락
인플레 둔화 및 통화긴축 기조 약화 영향
모건스탠리 "연말 달러인덱스 98까지 하락" 전망도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미 달러화의 초강세 현상을 일컫는 ‘킹달러’ 시대가 저물면서 달러인덱스가 100선마저 밑돌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달러인덱스는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로, 지난해 9월 한때 114를 넘었다가 최근 들어 고점 대비 10%가량 급락한 상태다.

 

31일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동부표준시 기준 지난 29일 달러인덱스는 101.93에 마감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해 9월 26일 114.10까지 올랐다가 같은해 10월 26일엔 109.70을 기록하며 110대를 밑돌았다. 이후 꾸준히 하향세를 그리더니 이달 말엔 100선 초반까지 떨어졌다. 달러인덱스는 약 4개월 새 10%나 급락헀는데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빠른 하락세다.

 

이는 강달러를 촉발한 미국 인플레이션과 연준 통화긴축의 강도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상승지수(CPI)는 지난해 6월 전년 동기 대비 9.1% 급증한 이후 6개월 연속 둔화하며 지난달 상승률은 6.5%에 그쳤다. 이는 12개월만의 최저치다. 지난달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역시 전년 동월 대비 5.0% 상승에 그치며 15개월 만에 최소 상승 폭을 보였다.

 

물가가 어느 정도 안정세에 접어들면서 통화긴축 기조도 한풀 꺾였다. 지난해 연준은 인플레이션 대응 차원에서 네 차례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75bp 인상)’, 두 차례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50bp 인상)’을 단행했지만,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은 두 차례 남짓에 그칠 거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경기 둔화 가능성을 고려해 연준이 연말 경 기준금리를 인하할 거란 관측도 내놓는다. 여기에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도 강달러에 압력을 가하는 새로운 요인으로 떠올랐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올해 연말 달러인덱스가 98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는 “경기 침체의 심각성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올해 유로화에 대해 미 달러화의 약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달러인덱스를 구성하는 6개국 주요 통화 중 유로화(58%)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달러인덱스가 100선 이하를 기록한 건 지난해 4월13일 99.88이 마지막이다.

 

한편 미 달러화 강세가 크게 꺾이자 원화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28일 한때 1440원을 넘어섰던 원·달러환율은 지난 30일엔 1227.4원에 거래를 마쳤다. 불과 4개월 새 15%가량 급락한 것이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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