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머니무브 끝물?…5대 은행 정기예금 두 달째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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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오현승 기자] 국내 5대 은행의 정기예금(1년 만기)이 두 달째 감소했다. 단기간에 연 5%대까지 치솟았던 예금 금리가 빠르게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역(逆)머니무브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국내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잔액은 812조25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새 6조1866억원(0.76%) 줄어든 규모로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지난해 하반기 한때 연 5%를 넘었던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자 시중자금의 은행 쏠림 현상이 한풀 꺾인 것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최고 우대금리 포함)의 금리는 연 3.63~4.10%대다.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NH농협은행의 ‘고향사랑기부예금’(연 최고 4.10%)을 제외하면 주요 대형은행 중에선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의 금리(연 3.73%)가 가장 높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은행들로 하여금 수신금리 인상 자제를 권고한 데다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며 수신경쟁이 완화된 게 수신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정기예금뿐만 정기적금 잔액도 줄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36조8367억원으로 전월 대비 7조1840억원(1.06%) 감소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총수신 잔액은 1870조581억원으로 한 달 새 7조1840억원(0.38%) 줄었다.

 

 가계대출잔액도 줄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잔액은 668조6478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새 3조8857억원(0.58%) 줄어든 것이자 13개월 연속 감소세다. 이는 대출금리 상승에 따라 이자상환이 커지면서 새로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보다 기존 대출을 갚으려는 규모가 더 컸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신용대출 잔액은 한 달 새 3조3526억원 감소한 115조6247억원을 기록했다. 

 

 주택매매가 좀처럼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도 주택담보대출 등이 늘기 어려운 이유다. 전배승 이베스트증권 연구위원은 ‘산업이슈 브리프’에서 “정부의 분양시장 안정화조치는 이어질 것이나 주택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여건에서 가계대출 수요회복은 요원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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