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 저성장이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0.8%로 하향 조정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졌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종전 1.5%에서 0.8%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2월 예상보다 0.7%포인트 급락한 수준이다. 내수 부진의 장기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서 비롯된 관세 부과의 영향으로 수출 둔화가 영향을 미쳤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경기 부양을 위해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4차례 낮췄다.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빅컷(금리 0.5%포인트 인하)을 단행하진 않았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금융경색이 일어나서 돈이 돌지 않았다. 지금은 금융 여건만 본다면 금융 유동성 상황은 완화적인 정도를 보고 있다”면서 “중장기 금리는 많이 내려와 있는 상황이다. 유동성은 오히려 충분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금리를 너무 빨리 낮춰서 유동성을 더 공급하게 될 경우 경기 부양보다 주택 가격이라든지, 자산 가격으로 흘러들어 가서 코로나19 때 했던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우려했다.
기준금리의 인하로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2월 서울시의 토지허가제한구역이 일시적으로 해제됐을 때 부동산 가격이 들썩였다. 이 기간에 늘어난 대출이 시차를 두고 지난달부터 반영됐다.
이 총재는 “유동성 상황이 긴축적이지 않기 때문에 자산 가격을 더 올릴 가능성을 충분히 걱정하고 있다”면서 “지금처럼 불확실성이 클 때는 유동성 공급이 기업의 투자라든지 실질 경기 회복보다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때 경험했기 때문에 금리를 더 내리더라도 성장률뿐만 아니라 금융 안정도 보면서 하겠다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준금리 인하는 금통위원 6명 전원 일치로 결정됐다. 다만, 향후 3개월 전망에 대해선 4명의 금통위원은 현재 2.50%보다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2명은 2.50% 수준에서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를 내놨다.
이 총재는 “금통위원 모두 강조하는 것이 부동산 가격, 특히 서울 지역의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을 한 번 더 보면서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면서 “새 정부와의 재정 정책 공조는 모두 공감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계부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여러 유동성으로 인해서 금리 정책이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자극하는 쪽으로 작용할 정도로 공급하는 것에 대한 문제 등은 공감을 나누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정서 기자 adien1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