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제네바 합의 이행 위해 큰 틀에서 합의... 양국 정상 승인하면 시행”

미국과 중국 무역대표단이 9~10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했다. 사진은 이번 회담에 참석한 미중 대표단. 리청강 중국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담당 대표, 왕원타오 상무부장, 허리펑 부총리,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오른쪽부터). 신화 뉴시스

 미국과 중국이 영국 런던에서 이틀간 2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 끝에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 1차 회담에서의 합의를 이행할 프레임워크(틀)를 도출하는 데 합의했다. 이번 합의가 양국 간 무역 정상화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AFP 등 외신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중국과 무역협상 후 취재진에게 “중국과 제네바 합의를 이행할 프레임워크에 합의했고, 이 조처가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조처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하면 프레임워크 이행을 시작할 것이고,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승인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장관급) 겸 부부장도 이날 “미중 양국 대표단이 이틀간의 회담 끝에 지난 5일 양국 정상 간의 전화 통화와 제네바 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를 위한 프레임워크에 도달했으며 이를 양국 정상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리 부부장은 “양국은 전문적이고 이성적이며 심도 있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했다”면서 “이번 진전이 양국 간 신뢰 증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세계 경제 발전에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1·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관세 전쟁을 벌이다 지난달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1차 고위급 무역회담에서 90일간 서로 관세를 115% 포인트씩 대폭 낮추기로 했다. 중국은 미국이 지난 4월 초에 발표한 상호관세에 대응해 시행한 비(非)관세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측은 이후 모두 상대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기싸움을 벌였다.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및 핵심 광물 수출 통제를 지속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등 핵심기술 수출 제한과 중국인 미국 유학생 비자 취소 등의 조처를 문제 삼아 양국의 이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번 런던 2차 회담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날부터 진행됐다. 이번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러트닉 상무장관, 그리어 대표가,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를 비롯해 왕원타오 상무부장(장관), 리청강 부부장이 각각 대표로 나섰다. 양국은 이틀 동안 20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일단 합의점을 찾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WSJ는 이날 합의를 두고 “기존의 긴장 완화(제네바 합의) 이후 최근 몇 주간 고조한 무역 전쟁의 방향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합의된 프레임워크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아 불확실성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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