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 “가공식품 가격 인상 시기상조, 신중하게 결정해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롯데 초콜릿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26일 성명을 내고 “식품업체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가격 결정에 더 신중한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도미노 가격 인상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롯데웰푸드는 내달 1일부터 초콜릿을 포함한 17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2%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나 정부 요청에 따라 6월 1일로 시점을 연기했다.

 

 이와 관련해 협의회는 “이상 기후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과 중동 사태 여파로 식품사들이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최근 초콜릿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상승한 것은 맞지만 이를 바로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

 

 과거 코코아 가격 하락세에도 소비자 가격을 인하한 사례가 드물었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협의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코코아의 누적 가격 변동률은 마이너스로 하락세였으나 이 기간 동안 롯데웰푸드의 초코류 제품 관련 가격 인하는 2016년 단 한번 뿐이었다. 특히 2017년에는 코코아 가격이 전년 대비 평균 29.70%나 하락했지만 코코아를 원재료로 한 제품들의 가격 인하는 거의 없었다.

 

 협의회는 “식품업체들이 원재료와 환율이 하락하던 긴 기간 동안 소비자 가격 인하 없이 이익을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 요인이 생길 때마다 곧바로 가격 인상을 결정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단기간의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소비 침체로 이어져 모두에게 해가 되는 악순환의 길로 들어설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협의회는 끝으로 “식품업계의 도미노 가격 인상 자제를 강력히 촉구하며 원재료 추이와 소비자 가격 추이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하며 업체들의 무리한 가격 인상을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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