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영우’에서 배우는 성공확률 높이는 스타트업 문화

김형석 팀윙크 대표

김형석 팀윙크 대표

 

 자폐 스팩트럼 장애를 가진 천재 인턴 변호사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돌풍이다. ‘다름’의 차이를 극복하는 우영우에 대한 애정어린 호감이 주효했다. 처음 우영우를 본 동료들과 의뢰인의 걱정어린 시선이 차츰 그의 순수함, 열정, 논리성, 천재성에 이해를 너머 존경과 감사의 마음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감정이입과 몰입을 이끈다. 팀의 리더로서 우영우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 애정어린 성장을 이끄는 정명석 변호사의 훈훈한 리더십도 인기의 한 축이다.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까닭은 뭘까. 성장과 훌륭한 리더십에 대한 현실적 갈증의 공감대가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극중 대형 로펌에서 정명석 변호사가 이끄는 ‘우영우 팀’은 팀장과 인턴 3명으로 구성됐다. 이 작은 팀은 초기 스타트업과 흡사하다. 어떤 의뢰인을 만나게 될지,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할지 알 수 없지만, 법정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팀 정명석’은 문제의 본질을 의뢰인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자신들의 전문 영역인 법지식을 통해 해결해 나간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는다. 마치 고객 관점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각자의 전문 역량을 갖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스타트업과 흡사하다.

 

 스타트업의 문제해결력은 사업의 핵심이다. ‘레거시’에 저항하며 고객의 관점에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가설을 세우고 끊임없이 검증해 나간다. 스타트업이 성공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시드투자를 받은 팀 중에 시리즈A까지 갈 수 있는 회사는 10%도 채 되지 않는다. 좁은 관문을 여러개 통과하더라도 극소수만 유니콘이 된다. 그렇지만 스타트업들은 낮은 확률에도 도전을 피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도전과 실패를 통한 성장의 즐거움과 큰 성공의 가능성 때문이다. 두둑한 인센티브와 승진으로 상징되던 성공의 개념이 역량의 성장과 스톡옵션 대박으로 변하고 있다. 성장의 정의가 달라지고 성공의 스케일도 커지고 있다.

 

 새로운 일하는 방식을 통한 유연성과 높은 시장 적응력은 도전의 또다른 이유다. 기존 기업들은 철저한 시장분석과 가능성을 예측하고 확정적인 사업계획을 통해 신사업을 추진한다. 하지만 빠른 시장변화에 대처하기는 어렵다. 반면 스타트업은 빠르게 가설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하고 검증하는 데 중점을 둔다. 실패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애자일 방법론'을 도입한다. 가설-실험-검증의 순서를 빠르게 반복하면서 계획을 수정한다. 실패에 대한 책임보다 실패를 통한 학습과 성장을 추구한다. 이렇다보니 빠르게 변하는 시장 상황에 적응력이 뛰어날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들의 1~2주 단위의 스프린트, 분기 단위 OKR 등 새로운 경영기법은 시장 적응력이 높다.

 

 최근 대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기업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스타트업 경영기법에 대한 공부가 한창이다. 생존을 위한 적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하는 방식의 변화보다 기업문화를 변화시키는 게 더 우선돼야 한다. 단순히 호칭을 바꾸고 직급을 없엔다고 스타트업의 문화가 자리잡긴 어렵다.

 

 성장에 대한 새로운 세대의 니즈를 파악하고 일하는 방식, 제도의 변화와 함께 리더들의 체질 변화도 필요하다. 투명하고 평등한 소통을 통한 상호 신뢰를 높여야 한다. 리더의 경험을 피드백과 코칭을 통해 팀의 역량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왜 이 일을 하는가’를 끊임없이 설득해야 한다. 

 

 경영방식과 문화엔 정답이 없다. 지속적으로 실험해야 한다. 이 실험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선 구성원들이 목표를 한 방향으로 정렬시키고, 다양성에 기반을 둔 아이디어와 소통이 필요하다. 또한 실패 주기를 짧게 하기 위한 빠른 실행도 필요하다. 정답을 찾기보다 학습하는 유연한 조직으로 변화해야만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김형석 팀윙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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