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총 키워드 '변화'보다 '안정'…수장들 줄줄이 연임 전망

미래에셋·교보현대차 등 재선임
'깜깜이 배당' 개선 정관변경 주목

여의도 증권가 전경. 뉴시스

 이번 달 증권사 정기 주주총회에선 대표이사 선임건과 배당 절차 등이 화두다. 다수의 증권사가 ‘안정’에 방점을 뒀지만 일부 증권사들은 경영진 교체를 통해 새로운 혁신을 꾀하려는 추세다. ‘깜깜이 배당’ 개선 절차도 주요 안건으로 떠오른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을 시작으로 다음 주까지 주요 증권사들이 주총을 개최한다.

 

 이번 주총에선 증권사별 대표이사 선임 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현만 회장과 이만열 사장을 대표이사로 재선임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업황 부진 등 영향으로 3년 연속 영업이익 ‘1조원 클럽’에서 탈락한 데다 업계 실적 1위 자리도 메리츠증권에 내줬다. 하지만 두 수장이 발휘한 위기 타개 역량 등이 높게 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이석기 교보증권 사장과 최병철 현대차증권 사장, 황현순 키움증권 사장, 김신 SK사장 등도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기조에 따라 임기 연장이 유력하다.

 

 새 대표이사를 통해 체질 개선을 염두에 둔 증권사도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황준호 다올저축은행 대표를, IBK투자증권은 서정학 IBK저축은행장에 대한 신규 대표이사 선임안을 올렸다. 한화투자증권은 한두희 한화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새로 맞이할 예정이다.

 

 토스증권은 영상공유 플랫폼 ‘틱톡’의 비즈니스솔루션을 담당한 김승연 총괄(제너럴 매니저)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김 총괄은 온라인 플랫폼 및 마케팅 전문가로 틱톡에 몸담기 전 구글 아시아지역 마케팅을 총괄했다. 지난해 7월 대표이사에 올랐던 오창훈 토스증권 대표이사는 최고기술책임자(CTO)로 돌아갈 예정이다.

 

 ‘깜깜이 배당’ 개선을 위한 정관 변경 안건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증권사들은 배당받을 주주를 먼저 결정하고 다음 해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을 확정하는데, 투자자들은 배당금이 얼마인지 모르고 투자하게 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근 배당절차 문제 개선 방안을 내놓고 증권사들에 깜깜이 배당 개선을 권고했다.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미래에셋증권, 유진투자증권, 현대차증권, NH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SK증권 등이 배당개선 안건을 올렸다. 지난 17일 주총을 진행한 삼성증권은 이미 배당개선 안건을 통과시켰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배당 절차 변경에 따라 행동주의 주주의 환원 요구가 커질 수 있다”면서 “행동주의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수익 극대화를 위한 종목 고르기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을수록 소액주주의 의결권이 힘을 받을 수 있고 비영업자산의 비중이 높아야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환원율을 높이는 압박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에서 개선안을 권고하면서 증권사들도 이에 맞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