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실적 반토막에도 CEO·임직원 연봉은 ‘수십억’

CEO 연봉킹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증권사들의 실적은 반토막 났지만 최고경영자(CEO) 및 일부 직원들은 고액 연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증권사 CEO 중 ‘연봉킹’은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였다. 증권사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을 넘겼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20곳 CEO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8억167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6억2222억원 대비 11.9%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증권사 CEO 중 가장 많은 연봉을 수령한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55억원을 웃도는 보수를 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해 급여로 8억4880만원, 상여금은 46억6945만원을 지급받아 총 55억1825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상여금은 복리후생비 1004만원, 2018~2021년 성과급 46억5940만원을 각각 수령했다.    

 

 증권업계 연봉 2위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으로 지난해 51억1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어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가 37억194만원,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이 36억3300만원,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는 24억7500만원,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은 19억300만원,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이 18억1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외 박정림, 김성현 KB증권 대표는 각각 7억6900만원, 9억1600만원을 받았다.

 

 정영채 대표는 2021년 보수가 5억12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4억원 이상 연봉이 뛰며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장석훈 대표는 전년 대비 18% 줄어든 19억원 수준에 그쳤다. 이병철 회장은 2021년 연봉이 29억40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18억1000만원으로 38% 줄었다. 

 

 CEO보다 월급을 더 많이 받은 직원도 나왔다. 삼성증권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이는 PB영업전문의 강정구 영업지점장이었다. 강 지점장은 급여 7400만원에 상여 36억500만원 등 총 36억9400만원을 수령했다. 강 지점장은 4년 연속 1위다.

 

 키움증권에서는 부장급이 2년 연속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패시브솔루션팀에 근무한 홍완기 부장은 지난해 상여금 17억7600만원을 포함해 총 18억7800만원의 보수를 받으며 김익래 회장(11억9400만원)보다 많았다. 

 

 증권사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1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위는 메리츠증권으로 1인 평균 급여액이 2년 연속 2억원이 넘었다. 이어 NH투자증권(1억7500만원), 미래에셋증권(1억4100만원), 키움증권(1억3500만원), 삼성증권(1억3200만원) 순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2021년 호실적을 기록해 CEO 및 임직원들에게 이연성과급이 지급됐다”며 “올해부턴 지난해 실적이 꺾여 대부분 임직들의 연봉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반토막났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2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증권사 58곳의 2022년 당기순이익은 4조5131억원으로 전년 대비 50.3% 감소했다.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2021년(9조896억원)보다 4조5765억원(50.3%) 줄었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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