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B2B(기업고객) 사업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어 시선이 쏠린다. B2B 사업은 수요 둔화에 따른 매출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데다 록인 효과를 높여 꾸준한 제품 및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16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중심으로 전장, 빌트인, 디스플레이 등 B2B 사업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주거 단지부터 공공시설, 상업 시설까지 다양한 공간을 대상으로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 등 HVAC 솔루션 공급을 빠른 속도로 확대 중이다. 삼성전자의 HVAC 솔루션 매출액은 2020~2014년 중 연평균 두 자릿수 이상 늘었다. 열효율 관리 중요성이 커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HVAC 시스템 수요가 늘어난 덕이다. 이 회사는 주거 단지, 공공시설, 상업 시설에 이르는 다양한 공간에 고효율 인버터와 히트펌프 등 HVAC 솔루션을 빠르게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HVAC 솔루션에서 30% 이상 매출을 늘리겠다는 각오다.

얼마 전 북미 최대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 2025에서 기술력을 뽐낸 삼성전자는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싱스 프로를 통해 기업 환경에 최적화된 통합 솔루션도 제공한다. 스마트싱스 프로는 집 안의 에너지 관리와 스마트 아파트 서비스 등 주거 공간은 물론 공공건물과 중소형 상업 시설의 원격 유지보수, 빌딩 에너지 절약 관리, 개인화된 객실 경험, 빌딩 자동화 운영 등을 돕는 솔루션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 프로를 올해 31개국으로 확대 공급할 예정이다.
LG전자는 B2B에 해당하는 HVAC, 빌트인, 부품솔루션 등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생활가전 B2B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HVAC 사업은 독립 사업본부로 운영해 글로벌 톱 티어 종합 공조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LG전자는 지난달 AHR 엑스포 2025에 참가해 고효율 HVAC 제품을 대거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 ES사업본부장 이재성 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 받는 칠러를 비롯해 다양한 공간∙기후 맞춤형 냉난방공조 솔루션으로 B2B 비즈니스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급성장 중인 B2B 생활가전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가고자 빌더 전담 영업 인프라도 강화하고 있다. 빌더란 미국 내 주택, 상업용 건물 등을 건설하는 사업자를 뜻하는데, 빌더 시장은 미국 생활가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나 된다. 지난해 LG전자는 해당 시장에서 전년 대비 매출이 64% 급증했다. LG전자는 빌더 전문 영업 조직인 LG 프로 빌더의 역할이 컸다고 자평한다. LG 프로 빌더는 실거주 소비자 맞춤형 제품을 비롯, 가구∙인테리어 업체 등과 함께 가전과 공간이 미적 조화를 이루는 솔루션을 제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B2B 사업은 수요 둔화에 따른 개인소비자의 소비가 줄더라도 일정한 매출 규모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만들기 위해 B2B 매출 비중을 꾸준하게 늘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